'무로(霧露)'
- 전재욱
물가루 포말로 앞을 가린다
천지가 절벽일 때
과거로부터 미래까지를
읽어 본다
눈을 감으니
존재는 실존이고 이기일 뿐
내 것이라곤 한 톨도 없다
너는 내 것이 될 수 없고
나는 네 것이 될 수 없으며
너는 너
나는 나
나 조차도 나를 수박 겉핥기지
모르니까
안개 속에 살다가
그러다가
안개처럼 사라지는 거다
전재욱 시인 / 전북문인협회 회원
*시집 '가시나무새' 에서
2018년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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