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서학동사진관, 그 누구보다 당당한 ‘엄마의 작업’
전주서학동사진관, 그 누구보다 당당한 ‘엄마의 작업’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7.27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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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대에서 90대까지 하는 일도 다양한 여성들의 작업(?)이 전시공간에 펼쳐진다.

 서학동사진관(관장 김지연)의 기획전 ‘엄마의 작업’이 8월 1일까지 이어진다. 기획전에서는 엄마와 딸이 함께 살아오면서 일상생활에서 경험하고 있는 소박한 여성의 생활사를 펼쳐놓는다.

전시에 참여한 엄마 박선자, 시공례, 최근희 그리고 딸 김정민 디자이너, 최윤화 자수공예가, 김지연 사진가 등은 각자 분야에서 살아가고 있는 여성이다.

 익산에서 자수 공방을 하는 최윤화씨는 어머니의 자수를 품에 안고 달려왔다. 일흔이 넘으셨는데 늦게 딸의 어깨너머로 수를 배우더니 어느 날부터 자기만의 스타일로 수를 놓는데 꾸밈없고 소탈해서 신기하다며 어머니의 자수 작품을 내놓은 것이다.

 디자이너인 김정민씨는 장수에서 홀로 토마토 농사를 짓는 엄마를 돕기 위해 매주 시골집에 간다. 그리고 엄마의 작업도 돕고 사진도 가르쳐드리면서 부끄럼 많은 엄마를 전시장으로 이끌어 냈다. 어쩌면 토마토 농사가 예술(?)이 될 수 있을지 모르는 일이라며 말이다.

 김지연 관장의 어머니 최근희씨는 구순의 나이에 매일 열심히 성경 필사를 해서 글씨가 눈에 띄게 늘었다고 흐뭇하다. 두툼한 공책에 열두 권 째 필사를 마친 그는 생전에 전시장에 놓이리라고는 생각도 못했을 것이다.

 김지연 관장은 “이번 전시는 이렇게 ‘엉뚱한’일을 하시는 엄마들을 위해서 시작했다”며 “무엇이든지 예술의 소재가 될 수 있고, 그로 인해 즐거움을 얻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전시인 것이다”고 설명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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