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얼굴] <57> 一庵스님(일암)...실상사(實相寺) 住持(주지)
[자랑스런 얼굴] <57> 一庵스님(일암)...실상사(實相寺) 住持(주지)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0.07.26 22:5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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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지러운 俗世 梵唄(범패)로 淨化

전주시 진북동 여은다리를 지나 걸음을 재촉해 200m 남짓 들어가면 實相寺(실상사·太古宗)라는 조그만 사찰이 선뜻 다가선다.

 경내에 들어서면서 멈짓 발걸음을 늦춘 방문객은 먼발치로 全州시가지의 풍경을 무심히 한번 바라보고, 본당에서 흘러나오는 老스님의 은은흔 讀經(독경)소리에 귀기울이며 世俗의 번잡함을 잠시 잊게된다.

 이 목소리의 주인공이 실상사의 住持僧(주지승)이자 지난해 10월 전주에서 개최된 제29회 민족예술경연대회에서 대통령상을 수상한 영서사 靈山作法의 주역을 맡았던 張一庵(장일암)스님이다.

 “지난해의 대통령상 수상의 영광은 물심양면 수고를 아끼지 않으셨던 金堤 圓覺寺(원각사) 주지 春明 큰스님과 영산작법 발굴에 힘써주셨던 圓光大 朴順浩(박순호)교수의 덕택입니다”

 佛弟子로서의 겸손함이 온몸에서 풍겨나오는 一庵스님은 우리나라에서 몇안되는 梵唄(범패)의 전수자로 불교의식과 法要 등을 체계적으로 정리했을뿐아니라 初學者들도 쉽게 습득할 수 있는 梵唄(범패악보까지 수록된 ‘注解旌譜要集(주해정보요집)’을 편찬하였다.

 “梵唄(범패)가 익히기 어려워 배우고자 하는 젊은이들이 적어 아쉬운감도 있지만 梵唄(범패)가 千秋萬歲(천추만세)에 전수되기를 三寶(佛·法·僧)前에 기원하며 이곳 실상사에서 조용히 열반에 들고 싶습니다”

 선천적으로 타고난 청아한 음성에 담긴 無所畏(무소외)·無慾한 老僧의 꿈은 石昇(석승), 智山(지산), 靜雲(정운)스님 등 15명의 문하생들에 의해 서서히 결실을 맺어가고 있단다.

 흰 장삼과 붉은 가사를 곱게 차려입고 염주를 손에 꼭쥔 노승의 배웅을 받으며 속세로 향하는 방문객의 발걸음은 무거워져만 간다.

 
 글 강웅철·사진 공호담
 옮긴이 김재춘
 1989년 2월8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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