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동이 밀려올 때는 글로 적어두세요
감동이 밀려올 때는 글로 적어두세요
  • 이길남 부안초 교장
  • 승인 2020.07.23 1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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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역사 기록물 남기기

 연일 비가 오다가 그치니 햇볕이 그렇게 반가울 수가 없다. 축축했던 주변 공기가 맑아지고 질퍽했던 땅도 빠르게 말라간다. 파란 하늘 아래 나뭇잎과 꽃잎에 맺힌 이슬방울이 햇살에 반짝이는 모습은 참으로 황홀하기까지 하다.

 온통 초록빛으로 둘러싸인 산길을 걷다 보면 풀냄새, 흙냄새와 간간이 불어오는 바람에 저절로 힐링이 된다. 또 바닷가에서 아름다운 노을을 바라보노라면 시시각각으로 변하는 색의 조화에 한동안 넋을 잃게 된다.

 하다못해 바닷가를 거닐다 주운 조개껍질 하나만 자세히 봐도 그 작은 선들과 오돌토돌한 촉감과 신기함에 감동을 받는다.

 배롱나무에 꼬불꼬불 꽃이 피기 시작했고 담장에도 주황빛 고운 능소화가 늘어지고 있다. 키가 큰 해바라기는 벌써 고개를 숙이고 추억의 봉숭아꽃, 채송화도 한창이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은 우리 주위에 늘 있는데 바라보는 나의 기분, 감정에 따라 그 느낌은 정말 다르다.

 사실 하늘은 올려다보면 늘 그 자리에 있지만 볼 때마다 내 감정에 따라 다 다르게 느껴진다. 기분 좋을 때 바라보면 하늘도 더 멋지게 느껴지고 우울한 날에 바라보는 하늘은 왠지 씁쓸하고 텅 비어있는 듯한 마음이 든다.

 하늘에 표정이 있는 것이 아니라 하늘을 바라보는 내 마음에 따라 하늘이 달라 보이는 것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글을 쓰고 싶을 때는 언제일까? 우리는 아름다운 장면, 새로운 음식을 대했을 때 떠오르는 그 누군가에게 전화를 하거나 사진을 보내 알리고 싶을 때가 있다.

 내 마음속에 감동이 일어났을 때 글로 남기면 좋은 글이 된다. 날마다 겪는 일상이지만 시시각각 내 마음의 표정은 다르다. 글로 남겨두면 나중에 읽어보았을 때 그 당시의 장면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필자도 요즘 도로변에 핀 자귀나무 분홍색 부채꽃을 보며 여고시절에 전국체전 준비로 부채춤을 열심히 연습했던 일이 떠올라 글로 적어두었다.

 뭔가 새로운 사실을 깨달았을 순간, 그 기억을 놓치지 않고 시로 남길 수도 있고 문득 떠오르는 옛 추억을 이야기하듯이 잘 적어두면 나만의 좋은 수필 한 편이 남겨지는 것이다.

 지나간 일을 되돌아보며 하나의 이야기로 적어두는 글쓰기 작업은 그대로 나의 역사기록이 되는 것이다.

이길남 부안초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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