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도공들의 이야기 담은 ‘도자기에 핀 눈물꽃’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도공들의 이야기 담은 ‘도자기에 핀 눈물꽃’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7.22 17: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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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유재란 당시 전쟁포로로 일본에 끌려가 우수한 조선의 도자문화를 전파한 조선 도공들과 심당길, 그리고 그 후손들의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가 한 권의 역사동화로 출간됐다.

 남원에서 역사문화 해설자로 활동해 온 김양오 작가가 펴낸 ‘도자기에 핀 눈물꽃(빈빈책방·1만2,000원)’이다. 낯선 땅에서 조국을 그리워하며 전통을 이어온 남원 도공들의 아픔과 정신을 어린이들에게 감동적으로 전달한다.

 일본의 가고시마 현(옛 이름 사쓰마)의 미야마 마을에는 정유재란 때 왜군들에게 끌려 온 조선 도공의 후손인 심수관 가의 도자기 전시관과 도자기 공방이 자리하고 있다. 일본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유명한 도자기 가문인 심수관 가의 초대 선조는 조선에서 정유재란 때 전쟁포로로 일본으로 끌려간 심당길이라는 인물이다.

 정유재란 때 남원성을 지키던 군인이었던 심당길은 전쟁포로가 되어 남원의 도공들과 함깨 일본으로 끌려갔다. 그곳에서 조선 도공들과 함께 살면서 도자기를 배웠고, ‘사쓰마야끼’라는 이름이 붙여진 도자기를 만들어냈다. 현재는 15대 후손 심수관이 그 일을 이어가고 있다.

 책은 일본인들의 차별을 이겨내고 세계적인 도예 가문을 이룬 심수관 가와 심당길의 발자취를 따라간다. 조선의 도공들이 가고시마 현에 정착하고, 조선의 훌륭한 도자기 기술과 전통 문화를 일본에 전한 눈물겹고 고통스러운 이야기를 동화로 풀어낸 것. 조선말을 쓰며, 조선인들끼리 결혼하면서 조선의 혼을 지켜낸 조선 도공들의 이야기는 눈물겹다. 온갖 역경을 딛고 도공이 된 심당길이 400년 만에 꿈에 그리던 조국, 남원에 자신이 만든 도자기가 되어 찾아오는 장면을 통해서는 그 넋을 기리게 된다.

 김 작가는 철저한 자료조사와 현지취재로 교과서 속에 박제된 역사 이야기 아니라 실제의 생생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조선의 유학자 강항이 쓴 ‘간양록’을 통해 포로로 잡혀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았고, 올해 초에는 가고시마에서 심수관씨를 직접 취재하면서 글의 밀도감을 높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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