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종식을 앞당긴 우리들의 모습
코로나 종식을 앞당긴 우리들의 모습
  • 강영석
  • 승인 2020.07.22 18:0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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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정보들로 넘쳐나는데 저마저 더합니다만 저부터 지키려는 다짐이니 함께 해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사는 세상, 사람들을 감염학적으로 분류하면 마스크를 벗고도 만날 수 있는 사이와 아쉽지만 그래선 안 되는 사이로 나눌 수가 있습니다. (서로 사랑해서 감수하겠다는 등의 감성적 관계를 말하는 것이 아님) 일상을 함께 하는 가족이거나 위험지역 방문 없이 방역수칙을 철저히 지켜온 소모임의 구성원들 사이가 첫째의 예이고, 사랑하는 가족이지만 오랜만에 만난 경우거나 아직 위험의 정도가 확인되지 않은 가까운 지인 사이도 둘째의 예라 하겠습니다. 이렇듯 각양의 사람들이 어우러져 구성된 사회를 가까이 조명하는 방법으로 글을 시작합니다.

머릿속 상상을 하시며 제 글을 읽어주세요. 저는 어떤 일을 맞이할 때 닳지 않고 쓸수록 좋아지는지라 머릿속 마음속 도화지에 지웠다 그리기를 반복하면서 최선을 담아봅니다.

만남을 위해 문밖을 나서 차에 오릅니다. 며칠씩 다른 여정을 소화한 가족의 동승인지라 마스크를 쓰고서도 떨어져 앉는 등 차 안 풍경도 이전과는 다릅니다만 몸에 밴 습관처럼 어느 하나 어색지 않습니다. 차창 너머 거리의 다정한 연인이나 가족들은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채 거닐고 있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들의 손 또는 주머니에 익숙한 마스크가 눈에 띕니다. 지나다 반갑게 만나 인사를 하는 사람들은 악수를 대신하여 가벼운 눈인사를 나누며 어김없이 가지고 있던 마스크를 착용합니다. 무척 익숙한 모습입니다. 또 다른 일행들은 맵시 있는 형태의 투명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습니다. 사회 구성원 모두가 침방울에 의해 전파될 수 있는 감염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마스크 착용이 중요함을 알고 실천하는 신문명인입니다. 조금 더 거닐다 마주한 개봉관 극장가도 사람들로 북적입니다. 길게 늘어선 인파, 누구의 얼굴에서도 두려움이나 경계의 눈빛은 없습니다. 분명 적절한 거리 두기와 마스크 착용으로 서로를 위하는 각자에 대한 신뢰로부터입니다.

QR코드(전자출입명부)로 확인 후 들어선 실내에서 손씻기·손소독은 이미 일상이 되었습니다. 식당에서는 가족석과 일반석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우리의 맛은 그대로인데 실내 풍경은 다소 달라졌습니다. 그릇과 집게를 더 둘 수 있게 탁자가 넉넉히 넓어지고 모두가 개인 접시에 음식을 맛깔지게 담습니다. 무척 익숙한 자연스러움입니다. 일반석과 가족석은 사뭇 다릅니다. 일반석은 투명 칸막이가 서로를 사이에 두고 가로놓여 있습니다. 식사 때 만들어지는 침방울로부터 서로를 보호하기 위한 진풍경으로 코로나 전후를 사이에 둔 듯합니다. 가족석은 음식을 각각 자신의 접시에 덜어 나누는 모습을 제외하면 투명 칸막이가 없어 이전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가정에서의 모습을 고스란히 옮겨 놓듯 합니다. 다만 이전의 왁자지껄 또한 없습니다. 작은 목소리로 서로에게 정감을 더하고 음식 맛에 집중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일반석의 서로가 감염병의 예방을 위해 노력한 결과로 가족들은 가정에서도 외식 자리에서도 마스크·칸막이 없이 서로의 정을 나눌 수 있습니다.

모임을 마치고 다시 집을 향해 밤길을 걷습니다. 유흥문화도 달라졌습니다. 부어라 마셔라 아닌 내일을 위한 절제가 있습니다. 윗물이 맑아야 아랫물도 맑듯이 기성세대의 변화로 미래세대가 더욱 기대됩니다.

머릿속 마음속에 그려본, 우리의 노력으로 머지않아 맞이할 코로나 이후의 일상, 새로운 문화의 대한민국, 코로나 이후에도 세계 속에 빛나는 자랑스러운 문명국입니다.

강영석<전북도 보건의료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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