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불삼거(四不三拒)
사불삼거(四不三拒)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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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20 15: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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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료는 부업을 갖지 않는다. 관직에 재임 중 땅을 사지 않는다. 재임 중 집을 사지 않는다. 재임 중 그 고을의 명물을 먹지 않는다".

우리 전통사회에서 관료들의 청렴도를 가르는 기준으로 삼았던 사불(四不)이다.

▼ 삼거(三拒)는 "세도가의 부당한 요구 거절. 청을 들어준 후 답례 거절. 재임 중 애경사 부조금을 받지 않는다". 요즘 다주택 소유 고위공직자들을 보면서 청렴도 기준인 이불(二不)과 삼불(三不)을 생각해본다. 풍기군수 윤석보가 집안 살림 무심에 부인 박 씨가 시집올 때 가져온 비단옷을 팔아 채소밭 한 떼기를 사 경작했다.

▼ 뒤늦게 이 사실을 안 윤 군수는 벼슬을 내놓고 고향에 와 땅을 물리고 죄를 청하고 있다. 二不이다. 김유 대제학의 집이 목동에 있는데 무척 비좁아 처마 아래서 식구들이 잠을 자야 할 정도였다.

김유가 평안감사로 나가 있는 동안 아버지 몰래 아들들이 처마를 몇 칸 달아냈다. 김유가 나중에 이 사실을 알고 처마를 쳐내고 있다. 三不이다.

▼ 워낙 가난하기 때문에 부인이 채소밭 한 떼기를 자신의 돈으로 사서 궁핍한 살림에 쓰는데 관직을 사직한 윤석보. 장성한 아들들이 잠잘 방 한 칸 없어 조금 늘린 처마를 쳐내는 김유 대제학 등의 청렴한 처신들이 현대인들에게는 어떻게 비칠지? 그동안 정부가 여러 차례 내놓은 부동산 대책이 헛발질이 적지 않다.

▼ 국민의 분노가 치솟자 다주택을 보유한 고위 공직자들에게 급처분 하도록 명령에 가까운 지시를 내리는 등 초강수를 두고 있는 부동산 대책이다. 국회의원 등 고위 공직자들 상당수가 서울 강남지역에 집 한두 채 보유한 것은 어제오늘의 현상이 아니다. 공직사회 전반에 걸쳐 의식의 대변혁이 요구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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