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혜지의 모노드라마 ‘여자, 마흔’…어쩌다 어른이 된 우리를 위로하다
이혜지의 모노드라마 ‘여자, 마흔’…어쩌다 어른이 된 우리를 위로하다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7.16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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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진문화재단의 모노드라마 열전을 뜨겁게 달굴 두 번째 무대는 여배우 이혜지의 매력으로 가득찬 무대 ‘여자, 마흔(연출 이혜지·작 최정)’이다.

 우진문화재단이 올해 새롭게 선보이고 있는 기획공연 ‘모노드라마 열전’은 도내 여성 연극인들이 패기와 열정, 원숙함으로 만들어낸 재공연 혹은 창작초연의 작품을 선보이는 자리다.

 ‘여자, 마흔’은 19일까지 평일 오후 7시 30분, 주말 오후 5시에 우진문화공간 예술극장에서 만날 수 있다.

 지난해 큰 호응을 받은 바 있는 작품은 대한민국 평범한 여자의 모습을 통해 우리네 일상을 그리고 있다.

 무대에 불이켜지면 인기 라디오 DJ로 활동하며 일도 사랑도 완벽함을 꿈꿨던 여자 하소연이 등장한다.

 주인공 하소연 또한 여느 대한민국 여자들의 모습과 마찬가지다. 눈썹 그릴 시간조차 없이 정신없는 모습으로 출근했다가 업무 중간에도 숨 돌릴 틈 없이 아이를 걱정해야하고, 상태를 확인하고, 집안 대소사를 체크하고, 업무 외의 여러 상황들에 허덕이는 절체절명의 순간에 위태롭게 서있다.

 작품의 연출가이자 주인공인 이혜지씨 또한 결혼과 출산으로 경력단절을 경험하고 연극으로 다시 복귀하기까지, 그리고 복귀하고 나서도 험난한 하루를 보내며 피를 말리는 전쟁 같은 삶을 살아가고 있으니 무대에 제대로 녹아든다.

 여기에 지난 2008년 모노드라마 ‘여자, 서른’ 공연 후, 10년 만에 돌아온 모노드라마라는 점에서도 화제성이 그만이다. “한 배우의 십년 후가 이렇게 기다려질 수 있다니…”라는 관람평이 괜한 이야기가 아님을 확인시켜주는 무대. 디테일을 살려낸 극의 구성과 상황 전개, 무대 장치, 소품, 음악으로 여자들의 공감을 사기 충분한 장치들에 어느새 객석은 훌쩍임과 웃음 소리로 가득찬다.

 ‘여자, 마흔’ 이 관객과 함께 호흡하며 만들어가는 그녀의 이야기이며 우리의 이야기인 증거다.

 “마흔! 이제 겨우 인생절반! 흔들린다는건 어쩌면 우리가 서 있는 그 자리에서 제법 치열하게 살고 있다는 증거가 아닐까요? 그러니 흔들려도 계속 가봐야겠죠?”

 하소연의 목소리가 극장에 울리기 시작한다. 마흔의 그녀가 건네는 걸쭉한 수다와 따뜻한 위로가 어쩌다 어른이 된 평범한 우리를 다독인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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