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이 태어난 곳, 물의 고향 장수
물이 태어난 곳, 물의 고향 장수
  • 장수=송민섭 기자
  • 승인 2020.07.16 17: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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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수군은 지명이 산고수장(山高水長)이라는 말에서 유래했다는 설이 있을 만큼 높고 수려한 산세와 굽이굽이 휘도는 물길이 길게 이어져 있는 고장이다. 장수(長水)라는 군 지명을 비롯해 6개 읍면 가운데 5곳의 지명에 물을 의미하는 수(水)와 계(溪), 천(川)이 들어간다.

 장수군 물길은 3천리 비단물길로 표현된다. 지정하천 185개소의 396㎞에 이르는 물길이다. 여기에 최근 제작된 세천(細川)지도를 통해 확인된 710개소 373㎞의 세천이 또 다른 천리 물길을 이룬다.

 3천 비단물길은 뜬봉샘에서 시작돼 군산하굿둑과 서해까지 이르는 금강 물길 천리가 합쳐져 한 축을 구성한다. 금강물길은 뜸봉샘에서 발원해 진안 용담댐과 무주를 거쳐 대청호에 머물다가 서쪽으로 물길을 돌려 세종, 공주, 부여 등을 거쳐 군산 하굿둑을 통해 서해까지 천리 물길을 달린다.

 장수군을 마치 혈류처럼 흐르는 2천리 물길에 서해까지 생명을 전달하는 금강 물길 천리가 더해져 장수군의 3천리 비단물길이 펼쳐지는 것이다.

 장수의 3천리 비단물길의 가치는 단지 길이에만 있는 것이 아니다. 모든 물길이 장수에서 만들어진 물로 채워진다는 점에서 여느 물길과 각별한 의미를 지닌다.

 산세가 높아 다른 곳에서 물이 흘러들어올 수 없기에 모든 물이 장수에서 생성돼 2천리를 굽이돌고 서해에 천리 물길을 열어 준다. 장수는 물이 태어난 곳, 물의 고향인 셈이다.

 물의 시작과 전설이 있는 ‘생명의 물’과 장수를 잘살게 해주는 ‘풍요의 물’, 물 본연의 모습을 찾게 해주는 ‘안전한 물’, 장수를 찾게 하는 ‘힐링의 물’ 등이다.

 첫 번째 ‘생명의 물’은 금강의 시작점 ‘뜬봉샘’이다. 뜬봉샘이 위치한 수분리는 금강과 섬진강이 나누어져 흐르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이다. 뜬봉샘에서 솟아오른 물은 금강의 젖줄일 뿐만 아니라 섬진강의 1, 2지류인 오수천과 요천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태조 이성계가 나라를 세우기 위해 백일기도를 올렸던 곳으로 유명한 뜬봉샘은 지금도 전국 각지에서 많은 사람이 찾고 있는 명소이다. 이는 뜬봉샘이 한반도 천리 물길을 가로지르는 금강의 시작점으로 한반도의 중심이라고 생각했기 때문일 것이다.

 두 번째는 ‘풍요의 물’이다. 장수의 물길은 장수가 생산하는 우수한 품질의 농산물에 생명을 불어넣고 자양분을 공급해 주는 풍요의 상징이다.

 장수군은 885개 하천이 2천리 걸쳐 마치 우리 몸의 혈관처럼 곳곳에 퍼져 있다. 여기에 5,000만 톤의 물을 담수 할 수 있는 동화댐을 비롯 80개의 댐과 저수지는 장수군의 풍부한 수자원을 제공한다.

 세 번째는 ‘안전한 물’ 이야기이다. 장수군은 전북에서는 최초로 지난 2월 세천지도 제작을 완료했다. 세천은 폭 1m, 길이 50m 이상인 천(川)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조사를 시작해 710개소에 373㎞가 확인됐다.

 세천지도 작성은 체계적으로 물을 관리해 재중호우 등으로 인한 재난으로부터 주민들의 안전과 생명을 보호하기 위해서이다. 장수군은 안전한 물관리가 장수를 장수답게 만드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 장수군은 하천유지관리사업과 재해예방사업, 소하천정비사업 등을 추진하고 있으며 2018년 하천분야 최우수 시군선정, 지역 안전도도 1등급을 달성하는 성과를 거뒀다.

 마지막으로 4번째 물 이야기는 ‘힐링의 물’이다. 물길을 따라 만들어진 천혜의 자연경관과 청정 휴양지에서의 힐링이다.

 장수군 2천리 물길에 위치한 방화동가족휴가촌과 와룡자연휴양림은 사계절 최적 휴양지로 각광을 받고 있다. 방화동가족휴가촌은 전국 최초의 가족단위 휴양지로 1988년 조성됐다.

 천혜의 자연경관을 갖춘 토옥동계곡과 지지계곡, 덕산 용소계곡 등이 마음을 씻어 준다. 덕산 용소계곡은 용이 살았다는 2개의 용소와 10여 곳의 소로 이뤄져 있다.

 2천리 물길에는 번암 요천의 두꺼비 바위와 천천 금강의 장독바위·타루비·봉황대 등이 숨은 이야기들을 전하고 있다. 계북 양악천 용연정·구암정, 장계천 자락정, 계남 유천의 벽남정 등에서 선조들의 풍류와 낭만을 느낄 수 있다.

장수=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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