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죽음을 배우는 시간 등 5권
[신간] 죽음을 배우는 시간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7.15 17:5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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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죽음을 배우는 시간

 죽음은 누구에게나 예외 없이 일어나는 최대의 사건이다. ‘죽음을 배우는 시간(창비·1만7,000원)’은 건강을 유지하는 일과 죽음을 배우고 준비하는 일이, 좋은 삶이라는 목표를 위해 똑같이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하는 책이다. 한국에서 완화의료나 임종의료에 관한 논의는 이제 걸음마를 뗀 수준이다. 저자는 이러한 의료시스템 속에서 일단 위급한 상황에 닥쳐 병원에 입원하면 당사자나 보호자의 의사와는 무관하게 연명치료의 굴레에 들어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책은 가족의 입장에서도 언제부터 마음을 정리하고 죽음에 관해 대화해야 할지, 행정적으로 어떤 절차가 필요한지 상세하게 설명해 준다. 또 노인장기요양보험 이용법과 임종 장소 선택에 고려할 점 등 죽음을 준비하는데 필요한 정보를 망라해 두고 있다.

 

 ▲가루전쟁

 음식의 역사는 인류의 역사이기도 하다. 먹고 마시는 행위는 생존활동과 직결된다. 인류는 사는 지역에서 나는 재료를 효율적으로 즐기는 방법을 연구해왔고, 이러한 노력은 그 지역이나 나라만의 문화를 형성하고 세력을 키우는 기반이었다. 한 문명이 일어나고 융성하며 쇠퇴하는 과정에는 음식들이 함께하고 있으며, 이들의 역사에는 세계사가 고스란히 깃들어 있다. 설탕, 소금, 후추, 밀, 커피, 초콜릿. 식탁이나 일상에서 흔하게 즐기는 것들, 그러나 그것들로 인해 민족 간의 분쟁이 일어났고 세계 역사가 바뀌기도 했다. ‘가루전쟁(이다북스·1만6,000원)’은 이들 가루로 인해 세계 역사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그리고 그 안에 깃든 역사의 아픔까지 한눈에 읽는다. 미처 짐작하지 못했던 역사적 사실과 마주하며, 일상을 통해 세계 역사를 새롭게 이해하게 된다.

 ▲빛

 빛은 신화와 종교에서 신성함과 경이, 찬양의 대상이고, 예술과 문학에서는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의 상징이다. 물리학과 생물학에서 입자인 동시에 파동이며 에너지와 모든 생명의 근원인 빛은, 심지어 철학과 심리학에서는 인간의 정신과 감정까지 지배하는 요소이다. 오늘날 스마트폰에서 자동차 헤드라이트, 전자레인지에 이르기까지 모든 현대인의 일상생활에서 없어서는 안 될 공기와도 같은 것이다. 온갖 분야에 두루 미쳐 있는 주제인 빛을 총체적으로 탐구한 책이 출간됐다. ‘빛(삼천리·2만5,000원)’은 인류가 남긴 신화와 경전, 예술과 문학 작품, 과학 논문과 실험 자료에 이르기까지 방대한 연구와 독서, 통찰력을 바탕으로 집필됐다. 독자들은 빛의 여정을 따라 영국 솔즈베리 평원에서 인도 겐지스강, 시칠리아의 그리스 유적, 애리조나대학 스튜어드천문대까지 답사하게 된다.

 ▲지정학 카페

 코로나19로 봉쇄된 세상에서 학교나 기관을 통해 이루어지던 교육의 기회가 줄어들고 있는 현실이다. 하지만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는 이전보다 더 넓은 시각에서 지구를 생각하는 세대가 나타난다. 프랑스에서 유명 유튜버로 활약 중인 미스터 지정학(본명 질다 르프랭스)이 누구든 쉽고 간편하게 지식을 충전할 수 있는 비법을 소개한다. 그가 쓴 ‘지정학 카페(가디언·1만5,000원)’는 한번쯤 들어보긴 했는데 설명하라면 못하는 지식, 알긴 아는데 제대로 알지 못하는 지식들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는 책이다. 이를테면 ‘부패한 국가는 어디일까?’ ‘전쟁은 왜 일어날까?’ ‘노예는 오늘날에도 있을까?’ 등 저자는 뉴스 헤드라인에 자주 오르내리는 주제부터 민감하고 금기시된 문제까지 거침없이 파헤치는 가장 짜릿한 지적 여행의 기회를 선사한다. 생생한 현장 사진과 세계 지도를 함께 보는 재미도 더한다.

 ▲설득의 12가지 법칙

 지금 우리 사회의 큰 화두는 포스트 팬더믹 시대의 언택트 서비스다. 스마트폰과 SNS는 의사소통은 물론, 쇼핑과 강의까지 모두 작은 스마트폰 액정 속에서 이루어지게 했고,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코로나19 바이러스는 우리 생활에 비대면 서비스를 더욱 밀착시키고 있다. 모든 인간 활동이 있는 곳에는 설득이 있다. 30여 년 광고 전문가로 지내온 저자가 원하는 걸 반드시 얻어내는 커뮤니케이션 비책을 풀어놓는다. 광고는 설득의 꽃이자 언택트 시대 커뮤니케이션의 시초라고도 볼 수 있다. ‘설득의 12가지 법칙(웅진지식하우스·1만6,000원)’에서 저자는 여러 사례를 통해 사회가 삭막할수록 아날로그에 대한 향수가 강해지고 연대와 결속을 더욱 갈망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다. 의심과 경계가 만연한 시대일 수록 상대방의 입장과 이익을 먼저 생각하는 호의야말로 진정한 협력자를 구해줄 수 있다는 것이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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