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단 암발병 장점마을 고통·아픔 치유해야
집단 암발병 장점마을 고통·아픔 치유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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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7.14 15: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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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단 암 환자가 발생해 수십 명이 사망하거나 투병 중인 익산의 장점마을 주민들의 고통과 아픔은 아직도 끝나지 않은 것 같다. 정부가 장점마을 사태의 책임을 인정하고 총리까지 사과했지만, 주민들의 아픔과 고통을 치유할 대책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급기야 마을주민들은 전북도와 익산시를 상대로 170억 원대의 손해배상 민사 소송을 청구하기에 이르렀다. 지자체가 피해 보상을 외면하자 주민들이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북지부(지부장 변호사 김석곤)는 그제 기자회견을 갖고 장점마을 주민들을 대리해 민사조정 신청을 제기했다고 밝혔다. 소송에 참여한 마을 주민은 암 사망자 15명의 상속인과 암 투병 중인 마을 주민 15명을 포함해 173명에 이른다.

익산 장점마을 집단 암 발병 사태는 평온했던 농촌 마을에 20여 년 전 비료공장이 입주하면서 시작됐다. 이 마을 위쪽에 지난 2001년 비료생산 업체 (유)금강농산 공장이 들어선 이후 마을 주민들은 영문도 모른 채 한두 명씩 암으로 세상을 떠났고 지금도 일부 주민들이 암으로 고통받고 있다.

비료공장이 암 발생의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10여 년 이상 논란과 책임 공방만 무성한 채 정부와 지자체는 원인 규명 등 마땅히 해야 할 책무를 외면했다.

환경부는 뒤늦게 조사에 나서 작년 11월 담배 생산 후 발생한 담뱃잎 찌꺼기인 이른바 연초박을 사용해 비료를 생산하면서 인체에 치명적인 발암물질이 배출됐다는 것을 확인해 발표했다. 국무총리까지 나서서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고 사과하기에 이르렀다.

국가와 지자체가 좀 더 일찍 역학조사에 나서 원인을 규명하고 조처를 했더라면 비극적인 죽음과 암 투병 고통은 훨씬 적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장점마을의 집단 암 발병 원인이 규명되고 정부가 책임을 공식 인정하면서 사과까지 했으나 피해 보상 등 마을 주민들의 고통과 아픔을 치유할 대책은 아직껏 없다. 이제라도 전북도와 익산시는 암으로 세상을 떠난 망자들의 원혼을 달래주고 암 투병 중인 환자들과 삶이 피폐해진 마을주민들을 치유할 모든 방안과 책임을 다해야 한다. 주민들이 제기한 민사 조정을 우선 보상하고 KT&G 등을 상대로 구상권을 청구하는 방안도 그 방법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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