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에 발목잡혀 연기된 전국체전, 고3 체육 특기생들 어쩌나
코로나19에 발목잡혀 연기된 전국체전, 고3 체육 특기생들 어쩌나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0.07.09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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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9회 전국체전이 개최 6일차에 접어든 가운데 자전거 도로경기 남자일반부에 참가한 선수들이 진안군 용담호 주변 도로에서 질주하고 있다.   신상기 기자
2018년 열린 제99회 전국체전. 전북도민일보 DB.

오는 10월 경북 구미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전국체육대회(이하 전국체전)가 코로나19 확산세로 인해 내년으로 순연되면서 진학과 취업을 꿈꾸던 전북지역 고교 3학년 체육 특기생들의 진로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고3 체육 특기생의 경우 좋은 대학이나 실업·프로팀에 들어가려면 전국체전과 같은 전국 규모의 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거둬야 진로 선택이 수월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종목별 전국대회(이하 단위대회)가 대체안으로 거론되고 있지만 이마저도 코로나19 감염 위험성에 따라 개최가 불투명해 고3 체육 특기생들은 시름이 깊어만 가고 있다.

9일 전북도체육회에 따르면 올해 6월 기준 도내에 등록된 고교 체육 특기생들은 총 50여 개 종목에 1천89명(남자 876명·여자 213명)이다.

이 중 고3 체육 특기생들은 346명(남자 281명·여자 65명)이다.

하지만 지난 3일 대한체육회가 올해 전국체전과 전국소년체전, 전국생활체육대축전 등 종합체육대회를 열지 않고 순연하기로 결정했다.

사정이 이렇게 되자 올해 전국체전에 참가하려 했던 도내 체육 특기생들의 진로·진학 문제에도 제동이 걸렸다.

수능이나 내신 성적으로 대학에 진학하는 일반 학생과 달리 체육 특기생들은 객관적 지표인 전국 대회에서 일정한 성적 이상을 거둬야 진학이나 입단을 기대할 수 있다.

이렇기 때문에 체육 특기생들에게 있어서 전국체전이 담고 있는 의미는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또한 대회 참여 기회가 줄다 보니 실업팀이나 프로팀에서도 선수를 스카우트하는 데 고충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성적순으로 선발할 수 있는 데이터가 부족해 기준이 모호하고 연봉 책정에도 애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도내에서는 테니스와 양궁, 육상, 역도, 레슬링, 유도 등 일부 종목에 대한 단위 대회가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종목마다 단위 대회 개최 여부가 결정되다 보니 대회를 열지 않는 종목 선수에게는 그만큼 기회가 줄어들게 돼 형평성 문제가 발생할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백승환 전주 신흥고 씨름부 교사는 “체육 특기생은 나중에 체육 임용고시를 볼 때 전국체전 등의 메달이 있으면 가산점을 받게 되는데 사실상 대회가 열리지 않으면 가산점을 받을 수 없다는 문제가 있다”면서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특수한 상황이기 때문에 고3 특기생들이 피해를 입지 않도록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북체육회 관계자는 “사실상 체육 특기생들의 입상 실적을 3학년에서 1-2학년으로 변경하는 방안 등이 객관성을 가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면서도 “코로나19로 인해 도내 고3 체육 특기생들이 피해를 보지 않도록 다각도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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