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창군이 지역문화 우수성과 군민 자긍심을 높이고자 순창읍 백산리에 있는 대모암 자타불이각 전시실에서 ‘성황대신사적현판’기획전시회를 열고 있다.
지난 3일 시작해 오는 12월까지 계속되는 전시회는 고려시대 이후 700여 년 동안 순창 단오제와 성황신앙의 역사가 목판에 기록된 성황대신사적현판(국가민속문화재 제238호)를 볼 수 있다. 또 단오제가 거행된 공간이었던 홀어머니산성(대모산성, 전라북도 문화재자료 제70호)의 발굴조사 관련 사진자료 등도 관람이 가능하다.
이 현판은 가로 180㎝, 세로 54㎝의 송판 2장으로 1743년에 만들어졌다. 한문과 이두문으로 73행 1천600여자가 기록된 전국에서 가장 오래되고 유일한 단오제 연혁이 새겨진 유물이다.
특히 현판에는 고려 충렬왕 때 첨의중찬(현재의 국무총리)을 지내고 청백리로 추앙받았던 설공검(1224∼1302)이 세상을 떠난 후 그를 성황대신으로 신격화해 모시고 해마다 단오절을 전후해 순창의 호장, 향리, 백성이 대모산성에 올라 단오제를 올렸다는 내용이 기록됐다.
특히 현판은 1940년대 일제의 탄압으로 성황사(城隍祠)가 없어지면서 행방을 알 수 없었으나 1992년 옥천향토문화사회연구소에 의해 금과면 순창 설씨 제각에서 발견되는 등 수난의 역사도 간직하고 있다.
순창군 조태봉 문화관광과장은 “이번 전시회는 고려에서 조선시대 단오제 거행장소인 홀어머니산성과 성황대신사적현판의 밀접한 연관성을 대내외에 알리는 의미도 있다”면서 “앞으로 단오제의 복원과 재현을 위한 학술연구에도 중요한 계기가 돌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순창=우기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