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9회 심홍재 개인전 ‘심홍재의 劃의 記錄’
제19회 심홍재 개인전 ‘심홍재의 劃의 記錄’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7.0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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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위예술가 심홍재 씨가 10일부터 22일까지 서학아트스페이스에서 열아홉 번째 개인전을 개최한다.

오랜 세월 베개와 죽부인을 주제로 작품을 만들어왔던 심 작가는 최근에 획(劃)을 이용한 작품을 선보이고 있다. 획에는 시간을 담아 놓은 일기처럼 작업할 때의 시간과 공간의 흐름이나 기분의 농도까지 담겨 기록으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인데, 그래서 전시의 주제도 ‘심홍재의 획(劃)의 기록(記錄)’이다.

심 작가는 12地神의 서로 다른 획을 풀어서 사람들이 서로 상생하고 호흡하는 하나 된 모습을 표현한다.

우선 그는 버려진 자개농을 이용해 그 위에 그리고 오려낸다. 자개농의 자잘한 장식적 디테일을 활용해 선 위주의 단조로움을 피하고, 일반회화에서 표현하기 힘든 광택 효과까지 노려 재료의 감각적 배합을 펼쳐 보이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는 과거 자개농을 만든 장인의 혼을 자신의 획 작업과 연결해 온고지신의 의미를 더하고자 한 작가의 의지도 있다.

그가 만들어낸 획들은 서로 뒤엉킨 것만 같은 형태다. 12지신의 복잡한 3차원의 언어가 한 덩어리로 얽혀 마치 획을 긋는 행위를 통해 만들어진 샤먼의 부적과도 같은 느낌을 전하는 것이다. 이러한 결과물은 작가가 이전 퍼포먼스 작품에서 주술적 의미의 작품들을 다수 선보여 왔던 것의 연장선으로 이해될 수 있다. 전시회를 통해 모두가 화합하고 상생하는 시간을 만들어 가길 바라는 작가의 마음이 전해진다.

그의 작업은 자개농을 획으로 따내서 화면에 직접적으로 붙이는 작업과 철판을 오려서 가공하는 작업, 획 작업을 판에 음각으로 파내서 한지로 캐스팅하는 작업 등 다양한 방식으로 나타난다. 물론, 기법을 알고 있다고 해서 간단히 넘볼 수 있는 일은 아니다. 어느 정도 정성을 기울이고 형태와 재질감에 대해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만 가능한 작업이다.

심 작가는 한국미술협회원이다. 평화통일 대한민국 ‘동방으로부터’-철도 횡단 프로젝트 여정 단장으로 활동하며 대한민국 퍼포먼스의 위대함과 남북통일의 염원을 세계에 알렸다. 제1회 부산항 국제퍼포먼스아트페스티벌 총감독을 역임했으며, 전주국제행위예술제 운영위원장으로 활동하고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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