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와 타타대우 상용차의 생산량과 판매대수 급감으로, 전북지역의 상용차 협력업체와 제조기업들이 붕괴 위기에 놓였다. 영세한 제조업체 수는 지속적으로 늘고, 지역 고용률 감소와 실업률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전북 14개 시·군 중 익산시의 경우 넥솔론 공장폐쇄, 동우화인캠 폐쇄, 축림 폐쇄 등으로 관련 기업 113개가 문을 닫는 사태에 이르렀다. 일자리 손실이 커지자 최근 8년 동안(2011년~2019년) 익산시에서 시민 2만3천434명이 타 시·도로 빠져나갔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고용률 역시 전국 최하위(156개 지자체 중 152위) 성적을 기록했다.
자동차 산업의 제조업 중심인 김제시도 직격탄을 입었다. GM공장 폐쇄와 현대차, 타타대우 상용차 실적악화로 인한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는 구조다.
구조조정으로 근로자들은 일자리를 잃었고 실업급여 신청 비율은 1년 새 18.9%(2017년 대비 2018년)가 올랐다. 고용노동부에서 제시한 기준(15%)보다 훨씬 높은 수준이다.
완주군 또한 지역 대표 자동차 산업인 현대 상용차 생산 대수가 거듭 줄면서 2017년부터 2018년까지 13개 협력사가 공장을 이전하거나 폐업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완주군 근로자의 62.7%가 자동차 관련 업종에 종사해 상당수는 일자리를 잃게 됐다.
전북도는 이들 3개 시·군(익산·김제·완주)의 고용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8일 ‘고용안전사업단(이하 사업단)’을 출범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상용차 산업 위기에 영향을 받은 익산 등 3개 지역을 중심으로 5년 내(2024년까지) 1만 개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전북 상용차 특화 클러스터’를 구축한다.
지난 4월 선정된 고용노동부 공모사업의 일환으로, 전북도는 국비 689억 원을 지원받아 추진한다. 타 시·도(인천, 경남 등 4개 지역 공모 선정)에 비해 가장 많은 예산이 투입된다.
사업단은 3개 지역의 각 특성에 맞는 고용 정책을 수립해 다양한 지원 사업을 진행한다.
상용차산업 분야에서는 익산 ‘전기차 부품’, 김제 ‘특장차(캠핑)’, 완주 ‘농기계 등 뿌리산업 대체부품’ 기업이 중점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사업단은 ▲맞춤형 상담 ▲고숙련기술자 채용지원 ▲고용환경개선 ▲기업신제품 개발 R&D비용 지원 ▲인력양성 취업프로그램 등으로 각 지역의 고용률을 끌어올릴 방침이다.
기존 상용차 산업의 일자리 안정화를 유도하면서 농식품산업과 신산업(익산 ‘홀로그램’, 김제 ‘미래 특장차’, 완주 ‘수소산업’)활성화를 위한 지원 사업도 동시에 추진한다.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코로나19로 도내 고용시장은 더욱 큰 타격을 입어 일자리 창출을 위한 특단의 대책이 필요하다”며 “고용안정사업단에서 각 지역에 맞는 행정·재정적 지원으로 효과적인 고용 정책을 실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혜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