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승환 교육감의 눈물은 어떤 의미인가
김승환 교육감의 눈물은 어떤 의미인가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7.02 1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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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승환 교육감은 2일 전북도교육청 8층 회의실에서 열린 취임 10주년 기자회견서 회견문을 읽던 중 약 30초 동안 입을 다물고 울컥였다. 눈물 어린 정적에 대해 기자들이 묻자 김 교육감은 “어느 순간 광야에 홀로 서 있었다. 함께 일하는 교직원을 보면서 개성 강한 교육감 만나서 하지 않아도 될 고생을 하는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이어지는 고(故) 송경진 교사의 사망과 남겨진 유족들이 인사혁신처와의 소송에서‘순직’판결에 대한 질문들을 마주하자 그의 눈과 목소리에서 습기는 빠르게 사라졌다. 대신 현직 교육감이자 헌법학자로서 유족들의 이전 소송의 불합리성, 부안교육지원청의 미진한 처신, 고인의 징계에 대한 정당성에 대해 치밀하게 설명했다. 그의 설명은 합리적이었는데 그 끝에는 그가 10년간 함께한 교육청만 있었다.

 “지금까지 말씀했던 부분은 학생들이 전북학생인권조례에 의해서 제대로 보호받기 위해서 하신 말인지 아니면 교육감님께서 교육청을 비호하기 위해서 그렇게 말씀하시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정확하게 정리해 주십시오”

 기자의 질문에 김 교육감은 굳은 얼굴로 대답했다.“저는 징계 사건이건 형사사건이건 가장 중요한 개념을 실체적 진실 발견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는 교육감이 실체적 진실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다 말할 수 없는 경우도 있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 결코 전북교육청을 비호하기 위해서 그런 건 아닙니다. 전북교육청보다 더 중요한 것은 한 교사의 존엄이고 그 사람의 생명이고 그 사람의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교사의 존엄과 생명과 삶이 중요하다’는 교육감의 대답은 자가당착이었다. ‘한 교사의 존엄과 생명과 삶’이 중요하다면 그가 유족들에게 유감을 표명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김 교육감은 도교육청의 대표자로서 유감을 표명하지 않았다. 김 교육감은 오늘도 전북학생인권센터의 결정과 도교육청의 정당성에 천착(穿鑿)했다.

 고인의 사망 이후 고인의 아내는 고인이 사망한 후 김 교육감을 만나기 위해 여덟 번 교육청을 찾았으나 당시 김 교육감은 점심식사로, 업무로 바빴다. 공사다망한 김 교육감의 행적을 생각하면 기자에게 대답한 ‘한 교사의 존엄과 생명과 삶에 대한 중요함’은 단지 한 줌의 말(言)에 그쳤다.

 고인이 스스로 이승을 떠나며 자신의 결백에 대한 주장에 맞서 ‘징계는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 고인의 유족들이 소송에서 고인이 순직이라는 판결에 대해 ‘인사교육처의 항소에 적극 동의하겠다’는 입장들은 김 교육감이 사랑하는 교육청을 위한 눈물의 연장선이었을까.

 10년간 광야에서 자신을 믿고 따라온 이들의 소중함을 생각하는 김 교육감이 훗날 다시 과거를 돌이키며 울컥할 순간까지 2년 남았다. 억울함을 호소하는 고인의 유족들이 흘린 눈물과 절망은 김 교육감에게 여전히 닿지 않고 있다. 한 교사의 삶이 아닌 교육청을 껴안는 일에만 신경을 쓰고 있는것은 아닌지 다시 묻고 싶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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