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 음식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전북 음식을 미래산업으로 육성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 최규명
  • 승인 2020.07.02 1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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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식(韓食)의 정의는 현재 학문적, 법률적으로 명확히 규명되지 않고 대부분 관념적으로 이해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백과사전에서는 한식을 ‘한국 음식의 총칭’, ‘한국인이 먹는 음식’, ‘한국인이 먹어 본 전통음식’ 등으로 정의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는 한식의 우수성에 중점을 두어 한식을 “자연환경 조건을 슬기롭게 수용하면서 보기에 섬세하고 맛이 조화로우며 영양이 우수하고 과학적이고 우리 전통문화와 함께 계승 발전시켜 온 한국인의 음식”이라고 정의하기도 하였다. 법률적 정의를 살펴보면, 식품산업진흥법 제2조 제4호에서 ‘전통식품은 국산 농수산물을 주원료 또는 주재료로 하여 예로부터 전승되어 오는 원리에 따라 제조, 가공, 조리되어 우리 고유의 맛, 향 및 색을 내는 식품’으로 정하고 있다. 한식을 어떻게 정의할 것인가에 대하여 정부에서도 정책적으로 깊이 고민하고, 한식의 정체성을 하루빨리 정립하여 전세계인이 즐기는 우리음식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

 전주시는 2005년 6월 ‘전주 음식 명인·명소 발굴 육성 조례’를 제정했다. 조례 제1조(목적)는 ‘전주시의 음식 명인·명소를 발굴하고 육성해 맛과 멋의 고장 전주의 위상을 드높이고 음식문화의 역사적 전통을 이어받아 세계적인 음식의 고장으로 발돋움하기 위함을 목적으로 한다’고 규정했다. 식품위생법에 의한 모범음식점 지정 제도와 몇몇 지자체들이 추진하던 향토음식 발굴 육성 조례와는 다르게 ‘한식의 세계화’를 목표로 했다는 점에서 유사 조례와 확연하게 차별화됐다. 때문에 이 조례는 법률이나 정부 정책보다 먼저 한식의 세계화를 추진한 최초의 자치법이며, 한식산업의 경쟁력을 강화함으로써 국민의 삶의 질 향상과 국가경제 발전에 이바지함을 목적으로 제정되어 올해 8월 28일부터 시행되는 ‘한식진흥법’의 초석이 됐다.

 유네스코 창의도시 네트워크(UNESCO Creative Cities Network)는 각 도시의 문화적 자산과 창의력에 기초한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도시 간의 협력을 통해 경제적·사회적·문화적 발전을 장려하기 위해 세계의 도시 중에서 유네스코가 심사를 통해 선정한 도시를 말한다. 구체적으로 문화적 도시환경과 문화·예술·지식정보산업 분야에 인적 자원 등 충분한 기반을 갖추고, 도시 안에서 다양한 네트워크를 통해 독자적인 성장을 추구하는 도시가 이에 속한다. 우리나라는 2010년 디자인 창의도시로 서울이, 공예와 민족 예술로 경기도 이천시가 창의도시로 지정된 이후 영화, 미디어 아트, 음악, 문학 등의 분야에서 총 9개 도시가 유네스코 창의도시로 지정되었다. 이 중 전주시는 2012년 국내 최초로 유네스코의 음식 창의도시(UNESCO City of Gastronomy)에 지정되었다. 콜롬비아(포파얀), 중국(청두), 스웨덴(외스테르순드)에 이어 세계 네 번째 선정이다. 전주시의 음식을 포함한 전통문화와 한식 전문가 육성, 가정음식, 푸드스타일리스트 양성까지 한식을 세계화하는 창의적인 노력이 높은 평가를 받은 것이다.

 우리 전북은 ‘맛과 멋의 고장’이다. 지리적으로 보면 우리 전라북도는 동쪽의 노령산맥을 안은 산악지역과 서해안의 광활한 너른 들, 어족자원이 풍부한 바다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갖가지 식재료와 수 천 년 동안 이어 전승된 조리법을 토대로 비빔밥과 콩나물국밥, 막걸리, 한 상 가득한 한정식 등의 음식에다 후한 인심까지 더하여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맛’하면 전주를 떠올리게 되는 것이다. 올해는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역관광 거점도시로 선정돼 20204년까지 국비 500억원을 지원받고 오는 10월에는 36개 유네스코 음식창의도시를 초청해 국제심포지엄을 개최할 계획이다.

 세계 식품시장은 2022년 7조4천억달러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자동차, IT 시장보다 4~5배 큰 규모로 선진국에서는 新 성장산업으로 주목하고 있다. 우리나라는 15억 인구를 가진 동북아 시장의 중심에 위치해 있는 만큼 농식품 분야 기술혁신과 해외 수출시장 개척을 위한 국가식품클러스터 조성으로 세계 식품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나가야 한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맛과 멋의 고장 전북을 동북아 식품시장의 허브로 육성하고 향후 100년의 음식 산업의 미래를 준비해 나간다면, 문화 한류를 이끌고 있는 K-POP과 더불어 음식분야의 한류를 주도해 음식문화의 본고장으로서 부가가치 높은 소득을 올리고 전북경제에 활력을 불어넣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최규명  LX 한국국토정보공사 전북지역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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