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채원 부장검사의 사기 예방법 특강 "사기꾼 최면에 걸리지 말자"
임채원 부장검사의 사기 예방법 특강 "사기꾼 최면에 걸리지 말자"
  • 신영규 도민기자
  • 승인 2020.07.02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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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기범은 왜 계속 사기를 칠까요. 남는 장사이기 때문에 그렇습니다. 사기 피해를 당한 사람들을 상대로 설문했더니 고소율이 20%밖에 안 돼요. 고소 사건에 대해 기소율도 21%밖에 안 됩니다. 1억 원 미만의 사기를 쳤다, 그러면 1년 정도 교도소 갔다 오면 됩니다. 형량이 너무 약하죠. 그러니 사기는 남는 장사가 될 수밖에요.”

 임채원 전주지검 중요경제범죄조사단장(60·부장검사)은 1일 오전 부안군청 대강당에서 200여명의 부안군 공무원을 상대로 “사기당하지 않고 사는 법”이라는 주제로 한 시간 동안 특강을 했다.

 임 검사에게는 사기사건 베테랑 검사 외에 ‘스타 강사’라는 수식어가 따라다닌다. 현직 검사가 들려주는 ‘대국민 사기범죄 대처법’이 ‘너무 유익하다’는 게 강의를 들은 청중의 반응이었다. 요즘은 전국에서 강의 요청이 쇄도한다. 물론 무료강의다.

 “사기범죄는 날로 진화해 10건의 고소 중 2건만 인정받는 게 현실이에요. 그러나 전적으로 사기범만의 책임이 아닙니다. 사기당한 사람들도 일확천금을 노렸지 않았습니까? 상식을 모르면 속수무책으로 당하게 돼 있어요. 예방하는 게 최선이죠.”

 임 검사의 강의 주제는 사기 예방에 맞춰져 있다. 사기범은 첫째, 장밋빛 미래를 말하지 절대 부정적인 얘기는 안 한다고 한다. 두 번째는 가급적 증거를 남기지 않는다. 증거를 남겼다간 자신이 구속되니까.

 “우리는 왜 사기를 당할까요. 우리가 낚시할 때 밑밥을 뿌립니다. 마찬가지로 사기꾼들도 밑밥을 뿌려놓고 어느 정도 신뢰가 쌓이면 다음 단계로 접근합니다. 그럼에도 우리는 사기를 당하죠”

 임 검사는 사기 피해자한테 질문을 한다. ‘왜 사기를 당했냐고’, 그러면 자신도 모르겠고 뭔가 씌운 것 같다고 한단다. 그는 사기꾼 최면에 걸리지 말자고 강조한다. 그러려면 사기꾼의 수법을 정확히 알고 대처해야 한다.

 그의 강의는 열변을 토하며 계속된다. 사기꾼의 인상은 뭔가 다르다는 것. 다시 말해 첫 느낌이 안 좋은 사람은 경계의 끈을 놓지 말라는 것이다. 또한 세상에 공짜는 없기 때문에 상식에 어긋나는 제안을 하면 일단 의심해야 한다는 것이다. 다음으로는 반드시 문서로 증거를 남겨야 하며, 마지막으로 다운계약서를 함부로 써 줬다간 사기사건에 연루될 수 있다는 점이다.

 “사기범은 자신이 사기를 쳤다고 말하지 않고 하나의 큰 프로젝트를 완성했다고 합니다.”

 임 검사는 “가까운 사이일수록 말이 아닌 문서로, 돈을 빌려줄 때는 반드시 무슨 이유로 돈을 빌려 갔다는 용도를 써야 한다. 만약 용도를 안 쓰면 피해자는 복잡해진다. 그리고 당사자 간 녹음은 위법이 아니라는 점도 설명해줘야 한다고 말한다. 그는 사기를 당하지 않는 방법은 생각하고, 또 한 번 확인하고 끝까지 경계의 눈치를 살피는 길만이 사기를 면할 수 있는 방법이다”고 강조한다.

 신영규 도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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