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병원·시설 비접촉 면회,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먹구름 끼나
요양병원·시설 비접촉 면회, 코로나19 재확산 여파로 먹구름 끼나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0.07.0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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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로나19 사태 이후 4개월 만에 고위험시설로 분류된 요양병원·요양시설의 비접촉 면회가 가능해졌지만 환자와 가족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떨치지 못하고 있다.

 환자들의 고립감과 우울감 해소 차원에서 비접촉 면회가 허용됐지만 코로나19의 재확산 추세에 따라 이마저도 차단돼 또다시 생이별을 해야 할 위기가 올수도 있기 때문이다.

 실제 요양병원과 요양시설은 철저한 방역에 무게를 두고 비접촉 면회를 긍정적으로 보면서도 최근 코로나19 확진자가 잇따라 발생하자 면회 일정을 미루거나 허용 시기를 내부적으로 검토를 하고 있다.

 일부 요양병원 등은 비접촉 면회를 위한 보호시설도 갖추지 못한 곳도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1일 비접촉 방식의 제한적 면회가 허용된 첫날 전주지역 요양병원은 환자와 가족간 면회 허용 여부를 두고 긴장감 마저 감돌았다.

 기저질환을 가진 고령의 노인들이 대다수인 관계로 코로나19 감염 시 치명적인 사태를 맞이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날 전주 A 요양병원은 도내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연이어 발생하자 비접촉 면회 허용 시기를 오는 15일까지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A 요양병원 관계자는 “오전부터 가족들의 면회 요청이 오고 있어서 더 부담스러운 상황”며 “환자 가족들에게 미리 양해를 구했고 가족들 역시 현재의 엄중한 상황을 이해하고 병원의 결정에 수긍했다”고 설명했다.

 전주의 B 요양병원의 경우 아직까지 별도의 면회 공간과 투명 가림막 등의 설치도 완료하지 못한 상태다.

 여기에 면회객의 발열이나 의심 증상을 확인하고, 신체 접촉 및 음식 섭취 등을 모니터링 할 직원도 선별하지 못했다.

 B 요양병원 측은 “당장 면회장소를 마련하려면 어느 정도 크기의 공간이 필요한데다 면회 시 착용했던 개인보호구나 마스크 등을 별도로 수거하고 처리해야 하는 고충이 있다”며 “설사 비접촉 면회 시설이 마련되더라도 당장 시행은 어렵고 조만간 내부적으로 시기를 조율할 예정이다”고 말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현재까지 사망자의 대다수가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등에서 발생했고, 최근 광주에서 50대 요양보호사가 확진 판정을 받은 점도 비접촉 면회 재개의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높다.

 이 같은 상황속에 요양병원 입원 환자의 가족들은 비접촉 면회 마저도 쉽지 않을수 있다는 우려 때문에 한숨만 깊어지고 있다.

 보호자 김모(62·여)씨는 “어느 순간 우리 지역도 확진자가 많이 나오면서 요양병원에 입원하신 시아버지의 면회가 허용되지 않을까봐 걱정이 크다”며 “지난 몇 달 동안 불가피하게 찾아뵙지 못한 것도 너무 죄송한데 세부 지침이라도 마련됐으면 좋겠다”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전북도 관계자는 “요양병원과 요양시설 측에 면회를 진행할 경우 철저한 방역태세를 갖출 것을 통보했다”며 “환자와 가족들 간 역시 손 소독과 마스크 착용, 거리 두기 등 준수사항 등을 지켜달라”고 당부했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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