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로 가니? 우린 양식데이터산업으로 간다!
어디로 가니? 우린 양식데이터산업으로 간다!
  • 최재용 전라북도 농축수산식품국장
  • 승인 2020.06.29 15:0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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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월 말 조직개편으로 수산분야가 확대 개편되어 필자의 소관업무에서 떠나게 되었다. 기존의 해양수산과를 해양과 수산분야를 전담하는 2개 과로 나뉘게 되어 더 많은 일을 기획하고 도민에게 서비스할 수 있게 되었으니 반길 일이다. 하지만, 마음 한편 허전함도 있다. 원대한 꿈을 안고 유학 유학을 떠나가는 자식을 바라보는 심정이 이런 것일까? 그래도 오늘은 충분히 뒷바라지 못한 미안함은 뒤로하고, 모진 마음으로 앞으로의 바램 몇 자 적었으니 이해해주셨으면 한다.

 우리나라가 전체적으로 인구감소와 고령화 추세에 접어들면서 수산업도 피하기 어렵게 되었다. 또 바다라고 기후변화와 환경오염이 예외는 아니다. 인간이 버린 쓰레기는 바다로 흘러가 미세플라스틱이 되어 우리를 위협하고 있다. 또 어선의 탐지능력과 어구의 발달은 바다 수산물의 고갈을 심화시키고 있다. 수산업이 안팎으로 어려움에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앞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

 여러 가지 대안 중에 생각해보는 것이 첨단양식이다. 우리가 즐겨먹는 노르웨이 연어는 바다에서 잡은 것보다 내륙양식을 통해 얻는 것이 훨씬 많다면 조금 의아해할 것이다. 그 넓은 바다와 자연을 둔 노르웨이가 굳이 돈 들여 양식을 한다니 말이다! 수산업을 둘러싼 여러 위기상황에 맞서 노르웨이는 첨단양식을 택했다. 연중 안정적인 생산량을 담보하고, 보다 안전하고 위생적인 수산물을,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전세계에 공급하고 있는 것이다.

 인류의 탐욕으로 망가뜨린 자연과 환경의 변화를 단기간내에 원래대로 되돌릴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면, 회복을 위한 노력과 함께 차선책으로 친환경적이며 통제가 가능한 환경을 만들어 생산하는 것을 생각해본다. 그래서 기존 양식업을 양식데이터산업으로 바꿔보면 어떨까?

 양식데이터산업으로 바꾼다는 것은 단순히 기존 양식장의 겉모습만 새로운 시설로 바꾸는 기존의 시설현대화사업이 결코 아니다. 제대로 된 첨단 스마트 양식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그렇게 되면 수산물뿐 아니라, 궁극적으로 양식기술과 양식에 필요한 기자재도 팔 수 있다.

 우리 도는 작년 초부터 흰다리새우 양식을 양식데이터산업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작년 9월에 아쿠아 디지털트윈 구축이라는 비전 아래 기본계획을 마쳤고, 현재는 상세기획이 진행 중이다. 대략적인 흐름은 이렇다. 첨단양식에 적합한 흰다리새우 품종을 선별 관리하고, 성장 단계별 표준 양식공정과 양식장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한다. 이렇게 모아진 빅데이터는 궁극적으로 디지털트윈 기술과 결합되어 첨단 무인자율 양식으로 구현될 것이다.

 올해부터 전라북도 수산기술연구소 산하 민물고기시험장에 52억원을 들여 흰다리새우 품종을 선별 관리할 연구시설 구축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 올 하반기에는 과기부 공모 예정인‘농생명 빅데이터 플랫폼 구축사업’에 응모해 데이터센터도 확보할 것이다. 올해의 다른 목표는 표준 양식공정과 양식장을 통해 데이터를 확보하는 플랫폼 구축이다. 쉽지 않을 것이다. 그럼에도 정부가 안 도와주면 그만이고, 민간자본도 끌어들여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다. 확산시 공공성이 걱정되긴 하지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되어 성공확률도 높이고 시간도 단축할 수 있을 거라는 은근한 오기와 배짱도 드러내고 싶다.

 끝으로, 지면의 한계는 마무리를 요구하고 있지만, 꼭 적고 싶다. 생소한 분야와의 융합과정에서 갈등과 고생도 많았지만, 여기까지 함께 해줘 참 감사하다. 앞으로도 뚜벅뚜벅 흔들림 없이 길을 가는 외로운 나그네가 되어줬으면 좋겠다.

 최재용<전라북도 농축수산식품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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