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아! 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 한기택 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 승인 2020.06.29 15:1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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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6월 25일은 1950년 6·25 전쟁이 발발 한지 70주년이 되는 날이었다.

 내가 어렸을 때에 6·25 전쟁이 발발하였다.

 6.25가 다가오니 그때 불렀던 ‘6.25 노래’ 가사가 떠오른다.

 『아아 잊으랴! 어찌 우리 이날을 / 조국을 원수들이 짓밟아 오던 날을 맨주먹 붉은 피로 원수를 막아내어 발을 굴러 땅을 치며 의분에 떤 날을 / 이제야 갚으리 그날의 원수를 쫓기는 적의 무리 쫓고 또 쫓아 / 원수의 하나까지 쳐서 무찔러 이제야 빛내리 이 나라 이 겨레 (2절, 3절 생략)』

 노랫말에 비장한 느낌이 들며 그 당시 상황을 알 수 있는 노래이다.

 당시에 요란하게 울려 퍼진 포성과 피에 젖어서 후송되는 군인들의 처참한 모습과 총성이 요란한 가운데 보따리를 이고 어린아이를 업고 울며불며 피난하는 모습을 보지 않은 사람들은 이 노랫말이 와 닿지 않을 수도 있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2015년 6월 24일 국방부 군사편찬연구소의 발표에 따르면 6·25 전쟁 기간 중 대한민국의 피해를 중심으로 살펴보면, 국군 사망자 13만7천899명, 부상자 45만742명, 포로 8천343명이었으며, 민간인 사망자 24만4천663명에 달한다.

 우리의 역사를 잠시 뒤돌아보면 선조 23년(1590) 일본이 공언(公言)하는 침략 의사가 사실인지를 알아보기 위해 황윤길(黃允吉)과 김성일(金誠一)로 구성된 조선통신사를 파견하였으나, 일본을 시찰하고 온 부사인 김성일은 정사와 달리 일본의 침략 가능성을 부인했다. 그의 주장이 수용돼 조선은 잠시 태평했지만 결국 7년 동안 전란에 시달렸다.

 한국전쟁이 발발하고 개전 초기인 1950년 6월 27일 새벽 4시에 열린 국무회의에서 신성모 국방장관은 ‘전황에 대해 아는 바 없다’고 (한국전쟁사 3권)발언할 정도로 무능하고 안이한 국방정책과 국방을 위한 노력과 비용을 아낀 대가는, 이후 3년 동안 온 산하를 피로 물들이는 참혹한 전쟁을 치렀다.

 지금은 어떤가?

 2018년 4월 27일,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한반도에 더 이상 전쟁은 없을 것이며, 새로운 평화의 시대가 열리고 있음을 온 겨레와 전 세계에 천명하고, 완전한 비핵화를 통해 핵 없는 한반도를 실현하기로 합의한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은 한반도를 넘어 세계사적 의미를 가진 ‘판문점 선언’으로 결실을 보았다.

 판문점선언에서 북한의 비핵화가 합의된 후 한국에는 안도와 국방소홀의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었으며, “전쟁은 없다”면서 핵 대비 태세를 늦추고 군대를 감축하며 병사들의 봉급 인상과 민주적인 병영생활 개선에 예산을 우선 할당하고 있지만 북한은 남침야욕을 버리지 않은 채 핵실험 강행과 미사일 발사를 하는 등으로 긴장고조와 전운까지 감돌고 있는 가운데 남북연락사무소를 폭파하는 등 ‘판문점선언’의 ‘합의·신뢰’를 무너뜨리며 동북아 및 한반도 평화에 먹구름이 끼고 있으며 국민을 불안하게 만들고 있다.

 70년 전 6월에 한국은 북한의 공격 가능성을 무시하다가 완벽한 기습을 당해 2일 만에 정부가 피난하고 3일 만에 서울이 함락됐으며, 한 달도 되지 않아 낙동강방어선으로 쫓겨났다.

 그런데 김충배(한국국방연구원장) 전 육군사관학교 교장이 밝힌 ‘2004년 1월 육사 가(假)입교생 의식조사’에 따르면 당시 250여명의 가입교생 중 무려 34%가 주적(主敵)이 ‘미국’이라고 답했으며, 북한이라고 답한 학생은 33%에 머물렀다.

 또한 행정안전부가 2008년 6월 ‘리서치&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중고교생 1천1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안보안전의식 설문조사에 따르면 6·25 전쟁이 북한의 남침에 의해 발발됐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경우는 48.7%에 그쳤고, 6·25전쟁의 발발 연도가 1950년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학생도 56.8%에 달했다.

 6·25전쟁을 상기하면서 대비하고 준비해야 하며 평화를 원한다면 힘이 있어야 함을 명심해야 한다.

 한기택<코리아교육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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