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몰락, 볼턴, K-POP
트럼프의 몰락, 볼턴, K-POP
  • 이정덕
  • 승인 2020.06.28 15:2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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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분열정치를 거듭해온 트럼프 대통령이 몰락하고 있다. 필자는 지난 2월 칼럼에서 트럼프가 백인의 지지로 당선되었지만, 백인여성과 백인대졸층의 이반으로 민주당 후보로 누가 되든 트럼프가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패배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제 그럴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 트럼프가 코로나 바이러스를 잘못 대처해 12만명이 넘게 사망하면서 위험에 처한 백인 노인층들까지 트럼프로부터 돌아서고 있기 때문이다.

 패배할 가능성이 높아지자 트럼프 진영에서 자중지란이 나타나고 있다. 트럼프의 안보수석이었던 존 볼턴이 트럼프 대통령이 무능하고 자신의 이익만 챙기는 사람이라는 내용의 책을 출판했다. 안보수석으로 직접 백악관이나 회담장에서 듣고 관찰한 내용을 작심하고 쓴 책이라 트럼프에 치명적인 내용을 많이 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돌발적이고 일관성 없이 즉흥적으로 정책을 결정했다고 비판했다. 트럼프가 오로지 재선을 위하거나 자신 마음대로 북한, 이란, 터키, 베네주엘라, 우크라이나 문제를 처리하려고 하였으며, 또한 2018년에는 돌발적으로 북대서양조약기구에서 탈퇴할 뻔해서 충격을 받았다고 썼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의 시진핑 주석에게 자신의 재선을 도와달라고 요청했다고 한다. 적에게 대통령에 당선되게 도와달라고 요청한 셈이다. 그리고 지난 2월 미국의 코로나 발병 초기 중국과의 무역 합의에 미칠 영향을 고려해 코로나를 외면했다고 썼다. 즉, 미국의 코로나 확산에 트럼프의 책임이 매우 크다는 의미이다.

 미국은 사사건건 남북화해의 가능성을 막은 내용도 있다. 트럼프는 김정은과 일부 문제를 합의하고 싶어 했지만, 볼턴이 이것까지 적극적으로 막았다. 한국정부가 문재인대통령과 김정은 주석이 합의한 4.27 판문점선언이나 9.19 평양선언의 협력사업을 하려고 하자 미국은 깜짝 놀라 대북문제를 논의하는 한미 워킹그룹을 만들어 남북협력사업을 모두 막았다. 공동연락사무소를 개소하고, 남북군사공동위원회 설치하고, 남북한의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금강산관광과 개성공단을 재개하고, 보건의료를 협력하고, 이산가족 화상상봉을 하고, 한강하구를 공동으로 이용하는 등의 합의를 남북한 사이에서 했지만 미국은 이를 모두 막았다. 볼턴은 북한 비핵화가 먼저라며 트럼프와 김정은의 정상회담에서 합의하지 못하게 막았고 또한 한국이 북한과 협력하는 것도 사사건건 막았다.

 트럼프의 몰락하는 배에서 탈출하려는 사람들이 계속 나타나고 있다. 조카딸이 곧 트럼프의 어두운 가족사를 담은 책을 낸다. 책의 부제가 “우리 가정은 어떻게 세계에서 가장 위험한 인물을 만들었나”일 정도로 트럼프에 비판적인 책이다. 트럼프가 괴짜 집안에서 어떻게 괴상한 인물로 자랐는지를 밝히고, 자수성가했다는 거짓 이미지를 만들고, 대규모 탈세를 했는지 등을 다룰 것으로 보여, 트럼프의 선거운동에도 커다란 악재가 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의 백악관 출신들이 트럼프의 기행을 폭로한 『공포: 백악관의 트럼프』도 이미 출판된 바 있다.

 지지율이 낮아지자 트럼프의 좌충우돌이 나타나고 있다. 코로나 위험이 크다는 경고에도 트럼프는 지난 20일 오클라호마 털사에서 유세를 위해 대규모 군중집회를 열었다. 100만명이 참가신청을 했다고 대대적으로 자랑했지만 6,200명만 나타나 트럼프진영을 낙담하게 만들었다. 털사 유세 실패는 미국 K팝 팬들이나 틱톡사용자들이 가짜 이름과 전화번호 등으로 입장권을 수십만장 신청해 놓고 유세장에 나타나지 않은 탓도 있다. 연령대로 보면 K팝 팬을 포함한 젊은층들은 트럼프의 인종차별이나 분열정책을 가장 반대하고 있고 외국에 대해서도 훨씬 개방적이다. 온라인에 능숙해 이를 통해 트럼프 낙선운동을 하는 셈이다.

 이정덕<전북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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