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얼굴] <48> 白南石씨(백남석)...韓屋(한옥)건축의 대들보
[자랑스런 얼굴] <48> 白南石씨(백남석)...韓屋(한옥)건축의 대들보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0.07.18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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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녀끝 曲線美(곡선미)의 創出達人(창출달인)

 “요새는 할일이 있어야지. 자식들헌티 미안하구먼”

 한옥건축의 名人인 목수 白南石씨(백남석·67·부안군 행남면 신기리 648)의 한숨 섞인 걱정이다.

 국립공원 내장사와 백양사의 복원에도 앞장섰던 글자 그대로 한옥의 대들보인 白옹은 “전국 유명사찰의 복원에 내손이 안 거친 곳이 없지”라고 자랑하다가도 서양문물에 밀려 차츰 한옥이 사라져 가는데 못내 아쉽다는 표정이다.

 白옹이 목수가 된 것은 18세때 부터. 우연히 옆집 목수를 따라 나선 것이 인연이 돼 지금까지 50년간 한옥 짓는 일에 종사해 왔다.

 유명사찰 외에도 약 500여채의 한옥을 지었을 거라고 어림짐작하는 白옹은 대단한 한옥 예찬론가.

 “한옥은 사철 냉·난방이 잘될 뿐 아니라 반달형의 물매를 잡고 저녁노을이 비칠때의 기와지붕의 멋이란 정녕 잊을 수 없는 멋이며 가락이지”라고 한옥을 극구 찬양한다.

 그러나 요즈음은 한옥이 양옥의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고 있다며 白옹은 “우리도 이제 먹을 만큼 사니까 우리 전통문물도 지켜야 된다”면서 국민들의 사그러져가는 주체의식에 대해 일침을 놓기도.

 또 白옹은 “내 밑에서 목수일을 배워간 사람이 30명 쯤 될거여. 헌데 요즈음은 아무도 배우려 하지 않고 일감도 없지”라며 후진양성이 어려워 맥을 잇지 못함을 무척 서운해 하는 표정이다.

 “우리 같은 사람은 인간문화재로 지정 안해 주느냐”며 주름진 노안에 서운한 미소를 짓는 白옹.

 우리의 얼이자 자랑스런 전통인 한옥을 만들고 보존하는데 반백년을 받쳐왔기에 白할아버지에게 있어 한옥은 곧 그의 분신이며 자랑이리라.

 
 글 차동주·사진 김영호
 옮긴이 김재춘
 1989년 1월2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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