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마는 왔는데” 전주 침수 위험 재해위험지구 3곳 여전히 ‘무방비’
“장마는 왔는데” 전주 침수 위험 재해위험지구 3곳 여전히 ‘무방비’
  • 김기주 기자
  • 승인 2020.06.28 0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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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마철만 되면 하천에서 물이 무섭게 불어나 혹여 물에 집이 잠기는 것은 아닌지 벌써부터 걱정이 앞서네요.”

 전주시 덕진구 전미동에 거주하는 백모(71)씨는 장마철만 되면 창고에서 모래주머니를 꺼내 집 담벼락에 쌓아둔다. 과거 2005년과 2009년 불어난 물이 배수로를 넘쳐 집안까지 덮쳐 침수 피해를 겪은 뒤부터 해마다 임시조치를 하고 있다.

 이곳 일대는 2017년 7월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됐지만 3년이 다 되가도록 정비가 이뤄지지 않아 백 씨의 주름을 깊게 한다.

 백 씨는 “장맛비가 내리면 집 근처 배수로가 역류해 난리가 아니다”며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될 당시만 해도 당장 정비가 이뤄질 줄 알았는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 정비공사는 언제 시작되는 것인지 그저 답답할 따름이다”고 하소연했다.

 본격적인 장마철을 앞두고 전주 지역에 침수 위험이 큰 재해위험지구가 여전히 무방비로 방치돼 인근 주민이 불안에 떨고 있다.

 28일 전주시에 따르면 전주 지역 내 재해위험지구는 모두 10개소다. 재해위험지구는 자연재해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는 지역을 가리키며, 시는 국비 등을 들여 정비사업을 추진 중에 있다.

 현재까지 3개소에 대한 정비만 마쳤을 뿐 4개소는 정비사업을 진행 중에 있고, 3개소는 사업 일정 조차 잡히지 않은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코앞으로 장마철을 맞이한 재해위험지구 인근 주민들은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지구는 정비 사업 일정조차 잡히지 않는데다 정비 사업이 진행되더라도 정비가 마무리되기까지는 최소 1년에서 3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되는 이유에서다.

 재해위험지구로 지정된 호성지구 인근에 거주하는 박모(63)씨는 “비가 많이 내리는 장마철이 되면 침수를 막기위해 축대를 집 주변에 쌓는다”며“하루라도 빨리 정비 공사가 진행돼 장마철마다 느끼는 불안한 마음이 해소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전주시는 예산 문제 등의 문제로 일부 재해위험지구 정비 사업이 늦어졌다는 입장이다.

 전주시 관계자는 “재해위험지구 정비 사업은 장기공사임과 동시에 국비는 물론 도와 시 예산까지 들어가는 탓에 사업이 조속하게 이뤄지지 못한 부분이 있다”면서“아직 정비 사업에 들어가지 않은 지구도 이르면 내년부터 정비 사업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이번 장마철에도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침수 취약 지역에 대한 예찰 활동을 진행할 계획이다”고 말했다.

김기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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