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남북 체제 경쟁 끝났다, 우리 체제 강요할 생각 없다“
문재인 대통령 “남북 체제 경쟁 끝났다, 우리 체제 강요할 생각 없다“
  • 청와대=이태영 기자
  • 승인 2020.06.26 10: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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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재인 대통령이 25일 6·25 70주년을 맞아 “남북 간 체제경쟁은 이미 오래전에 끝났다”면서 “우리의 체제를 북한에 강요할 생각도 없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국가보훈처 주최로 성남 서울공항 격납고에서 열린 6·25전쟁 제70주년 행사에서 “통일을 말하기 이전에 먼저 사이좋은 이웃이 되길 바란다”고 밝혔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남한에 대한 군사행동을 보류시킨 후 6·25 전쟁을 이제는 매듭짓고 남북 간 다른 체제 속에서도 상생과 평화를 이루자는 메시지로 해석된다. 문 대통령은 “통일을 말하려면 먼저 평화를 이뤄야 하고, 평화가 오래 이어진 후에야 비로소 통일의 문을 볼 수 있을 것이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는 6·25전쟁 당시 나라를 위해 헌신한 모든 이들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영웅에게’라는 주제로 진행됐다.

 문 대통령은 조국의 품으로 돌아온 국군전사자 147구의 유해를 직접 맞아 국가원수급으로 예우했다. 봉환 유해들은 미국 ‘전쟁포로 및 유해발굴 감식국(DPAA)’에서 한미 공동 감식작업으로 확인된 국군전사자들이다.

 문 대통령은 “전쟁이 끝난 1953년 1인당 국민소득 67불에 불과했던 대한민국이 폐허에서 일어나 국민소득 3만 불이 넘는 세계 10위권 경제 강국으로 발전했다”고 말했다.

 또 “우리 군은 어떤 위협도 막아낼 힘이 있다”며 “우리는 두 번 다시 단 한 뼘의 영토, 영해, 영공도 침탈당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굳건한 한미동맹 위에서 전시작전통제권의 전환도 빈틈없이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날 봉환된 147구의 유해 가운데 장진호 전투에서 전사한 7인의 신원이 사전에 확인돼 가족들이 참석할 수 있었다.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유해 140구는 행사장 내에 설치된 영현단에 안치돼 행사를 함께 지켜봤다. 유엔군 이름 아래 싸운 미군 유해 6구도 이날 행사에 참석했다.

 정부는 이날 봉환 유해들을 극진히 예우했다. 예비역 이등중사 류영봉씨가 70년 만에 돌아온 전우들을 대신해 복귀신고를 했다. 6·25행사 최초로 순국선열과 호국영령에 대한 묵념 순서에 조포 21발을 발사했다. 군예식령에 따르면 조포 21발 발사는 국가원수급에 해당하는 예우로 고향에 돌아온 영웅들을 위한 최고의 예우를 의미한다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조국 품에 돌아온 유해들 앞에서 “남북의 화해와 평화가 전 세계에 희망으로 전해질 때, 호국영령들의 숭고한 희생에 진정으로 보답하게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청와대=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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