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70년 만에 빛보다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 70년 만에 빛보다
  • 권순재 기자
  • 승인 2020.06.24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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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전쟁 민간인 희생자가 70년 만에 어둠을 걷고 영면에 들도록 안치된다.

 이는 전주시가 역사의 아픔을 치유하기 위해 한국전쟁 당시 희생당한 민간인의 유해발굴에 나서 현재까지 30여 개체의 유해를 발굴한 결과다.

 24일 전주시에 따르면 효자동 황방산 일대에서 유해 237점이 발굴됐다. 시가 치아를 제외한 뼈대 분석을 통해 분석한 결과 최소 개체는 34개체로 추산됐다. 유해와 함께 유품 129점도 황방산 일대에서 발견됐다.

 황방산은 지난 2009년 진실화해위원회가 전주지역 유해 매장지로 추정한 곳이다. 군과 경찰이 한국전쟁 발발 직후인 1950년 7월 전주교도소 재소자 1400여 명을 좌익 관련자라는 이유로 학살한 기록이 있기 때문이다.

 이어 같은 해 9월 전주를 점령한 인민군은 재소자 등 500여명을 공산주의에 반하는 반동분자로 분류해 살해했다. 이들은 황방산 및 산정동 소리개재 등에서 집단으로 학살당한 뒤 매장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학살된 수감자에는 대한민국 건국 초기 지도자급 인사인 손주탁 반민족행위특별조사위원회 위원장과 류준상·오기열·최윤호 국회의원 등도 포함됐다.

 황방산과 함께 집단 학살이 자행된 것으로 추정되는 소리개재에 대한 시굴작업 또한 진행됐으나 이곳에선 유해나 유품이 발견되지 않았다.

 앞서 시는 지난해 8월 유해발굴 용역에 착수해 오는 7월 1차 용역 마감을 앞두고 있다. 오는 29일 최종보고회를 거쳐 다음 달 중으로 발굴된 유해에 대해 세종시 추모의 집에 안치할 계획이다.

 또 현재 1차 용역을 수행한 전주대학교 산학협력단과 2차 용역 착수를 예정하고 있어 시굴작업이 진행되지 않은 황방산 일부 지역과 유해·유품을 발견하지 못한 소리개재에 대한 발굴작업이 재차 진행된다.

 전주시 기획조정국 관계자는 “한국전쟁 70년을 맞아 유해발굴 등을 통해 희생된 분들의 아픔과 한을 치유하고 사회통합을 이루어 가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권순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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