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현덕 작가, 개인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강현덕 작가, 개인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6.23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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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인으로서의 여성’을 탐구하는 작가

 당신이 서 있는 그곳을 기준으로 왼쪽은 왼쪽이고, 오른쪽은 오른쪽일 뿐이다. 도대체 누가 왼쪽은 그르고, 오른쪽은 옳다고 말하는가?

 독일과 한국을 오가며 ‘사회인으로서의 여성’이라는 주제와 개념이 어떤 방식으로 미술로 구현될 수 있는지를 고민해온 강현덕 작가가 개인전을 연다. 28일까지 교동미술관 1관에서 선보이는 전시에서 작가는 기존에 형성된 고정관념을 잣대로 들이대는 타자의 시선에 반기를 든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경험하는 경계들, 그 속에서 틀림이 아닌 서로의 다름을 이해하고 인정할 때 현대 사회에서 발생하는 모든 문제를 풀 수 있는 시발점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그의 생각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라는 주제를 낳았다.

 이번 전시는 그동안 설치, 드로잉, 자수, 회화 등 다양한 매체의 작품을 통해 지속적으로 질문해 온 작가의 결정판으로 볼 수 있다.

강현덕 작가의 개인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전시장 풍경
강현덕 작가의 개인전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전시장 풍경

 전시 공간에 이 모든 매체를 들여놓았기 때문인데, 발을 들여 놓는 순간 작품 하나하나를 관찰하는 과정이 매우 흥미롭다. 전체적인 공간의 느낌은 신비롭고, 어느 쪽에서 관찰하는 모두 다른 풍경이다. 그 풍경 속으로 몸을 던져 웃거나 울거나 다르게 느끼면 되는 것이다.

 최근 코로나19의 팬데믹 상황 속에 세계적으로 확산되는 국가주의, 사회적 불평등을 바라보면서 그는 기존과의 다른 소통방식을 고민을 시작했다. 그리고 검은 커튼이 드리워진 설치작품으로 안과 밖, 관람객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커튼 안쪽에는 책상이 놓여있는데, 그 안에는 여성들의 이름 명찰과 편지가 보인다. 커튼에는 매창과 황진이가 지은 시들이 수놓아져 있고, 방울과 종, 구슬 등이 매달려 있다. 이는 남성중심 사회에서 소통수단이 차단되었던 여성들의 인간적인 소통방식을 표현하고자 한 작가의 의지다.

 강 작가는 “빠르게 변화하는 현대 사회 속에서 다양한 삶의 방식과 다른 생각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아짐에도 불구하고 기존에 형성된 사회제도, 문화, 가치관 등의 잣대로 ‘틀렸다’나 ‘잘못되었다’고 치부하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서로의 다름을 인정해야 한다는 생각을 그려내 보았다”고 말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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