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 속에서 30kg 달하는 소방 방화복 입어보니 “숨이 턱”
무더위 속에서 30kg 달하는 소방 방화복 입어보니 “숨이 턱”
  • 김기주 기자
  • 승인 2020.06.22 18: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22일 전북도민일보 김기주 기자가 전주 덕진소방서에서 무더위 속에서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소방대원들의 고충을 느끼기 위해 소방관 체험을 한 뒤 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방화복을 벗고 있다.   김현표 기자
22일 전북도민일보 김기주 기자가 전주 덕진소방서에서 무더위 속에서 화마와 사투를 벌이고 있는 소방대원들의 고충을 느끼기 위해 소방관 체험을 한 뒤 대원들의 도움을 받아 방화복을 벗고 있다. 김현표 기자

 “무더위 속에서 화재현장에 나가는 것은 두꺼운 패딩 점퍼를 입은 채 찜질방 불가마로 들어가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때이른 무더위가 전북지역을 강타한 가운데 총 30kg에 육박하는 방호복과 장비를 갖추고 도민들의 생명과 재산을 위협하는 화재 현장에서 사투를 벌이는 사람들이 있다.

자신들의 안전보다 도민들의 소중한 생명과 재산 보호를 우선시 여기고 있는 소방관들이 그 주인공들이다.

 전주와 완주 등 전북지역 3곳에 폭염특보가 내려진 22일 오후 2시께 소방관들의 애환을 듣기 위해 전주덕진소방서를 찾았다.

 소방관들이 화재현장에서 입는 방화복과 마스크 등 장비를 직접 착용해 화재 현장에서 소방관들이 느끼는 고충을 조금이나마 체험해보기 위함이었다.

 화재 현장에서 유독가스의 유입을 막고 화마에 견디기 위해 특수 제작된 방화복은 생각보다 훨씬 두꺼웠다. 내외피 두께만 3cm가 넘다보니 입는 것조차 힘겨웠다. 착용에 애를 먹으니 이를 보다 못한 덕진소방서 구재민 소방장 등 소방대원 3명에게 도움을 받아서야 방화복을 어렵게 입을 수 있었다.

 방화복이 끝이 아니었다. 10kg가 넘는 공기통과 더불어 5kg에 달하는 고층용 화재 장비를 챙겨야 했다. 여기에 방호마스크, 헬멧, 공기통까지, 옷과 장비의 무게만 30kg에 달했다.

 숨쉬기 어렵지 않느냐는 질문에 구 소방장은 “생명에 직결된 만큼 마스크 밀착 착용은 필수다”며 “화재 현장에선 장비에 의존할 수밖에 없는 만큼, 출동 전 모든 장비가 제대로 착용 됐는지 매번 확인을 해야한다”고 대답했다.

 장갑을 끝으로 약 10분 만에 모든 장비를 착용한 결과 이미 온몸은 땀으로 젖어버린 상태였다.

 장비를 착용한 김에 소방관들의 고충을 느껴보고자 소방서 옆 3층 규모의 훈련탑에 올랐다.

 무더위 탓인지 한발을 내디딜 때마다 어지러움이 느껴졌고 마스크 내 호흡이 익숙지 않아 숨이 갈수록 가빠졌다.

 이를 지켜보던 유동관 소방사는 “화재가 날 경우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수 없다”며 “모든 장비를 착용한 채 15층 이상을 그대로 걸어 올라가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훈련탑 3층에 올라왔을 뿐인데 온몸은 이미 천근만근이었다. 호흡을 가다듬고 나서 힘들지 않느냐고 묻자 소방관들은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며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모습이었다.

 구 소방장은 “무더위에 힘들 때도 있지만 화재를 진화하면서 생명을 구할 수 있는 만큼 매번 현장을 나갈 때마다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 뿐이다”면서 “어려운 상황 속에도 묵묵히 따라주고 힘든 일에 먼저 나서는 동료들이 고마울 뿐이다”고 말했다.

 

김기주 기자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