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담호 용수 확보에 힘써야
용담호 용수 확보에 힘써야
  • 김현수
  • 승인 2020.06.21 14:0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지구 생태계를 구성하고 있는 다양한 생명체 중 인간을 다른 개체군과 구별하는 중요한 특성 중의 하나가 주어진 환경을 자신이 살아가기 적합하게 변화하는 것이라 할 수 있다. 대부분의 생명체는 서식 환경에 변화가 발생하는 경우, 변화에 적응이 불가능하게 되면 다른 지역으로 이동하거나 멸종되지만, 인간은 변화하는 환경에서도 생존에 필요한 자원을 확보하기 위해 환경을 변화시키기 때문이다.

 정주환경 개선을 위한 인간의 노력은 여러 형태로 나타났지만, 물이 부족한 환경에서 수로를 건설하여 건조한 환경에서도 농업 및 생활용수를 공급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라고 할 수 있다. 최근에는 인구 증가와 산업화로 인해 크게 증가하는 물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 하천을 막아 대규모 저수지를 조성하여 수자원을 공급하는 토목공사가 세계적으로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내에서도 수많은 댐의 건설과 저수지의 조성이 이루어졌다.

 전라북도에 조성된 대표적인 저수지에는 용담호와 옥정호가 있다. 용담호의 경우 저수용량 기준으로 국내에서 다섯 번째로 큰 대규모 저수지로서 광역 전주권을 포함한 전라북도 상당 지역에 생활용수를 공급하고 있는 매우 중요한 수자원이며, 진안군 6개 읍면의 1만 2쳔명 이상의 수몰민의 희생과 전라북도 및 6개 시군의 부담으로 1150만평의 수몰지에 용담댐이 건설되어 조성되었다. 고시된 용담호의 기본계획에 의하면 용담호로부터 전주권의 생활 및 공업용수로 하루에 135만톤의 물을, 충청권에 하천유지수로 하루에 43만톤의 물을 공급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그동안 전라북도에 유치하거나 배정되기로 했던 여러 가지 사업이 결국 다른 지역으로 넘어가는 상황을 여러차례 경험한 바와 마찬가지로, 용담호의 전북지역 물 배분량도 원래 계획대로 유지되고 있지 않다. 금강 하류 권역에 위치하고 있는 대전·충청권에서 깨끗한 용수 부족과 전주권 인구 과다 추계를 문제삼아 용수배분 재조정을 요구하였고, 이에 따라 계획된 것보다 훨씬 적은 양의 용담댐 물이 전라북도에 공급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으로 인해, 전라북도는 만경강 물을 여러 용도로 활용하여 생활 및 공업용수를 공급하고 있는데, 만경강 물의 타 용도로의 활용은 하천 수질을 결정하는 중요한 요소인 유량 감소와 직결되어 그동안 새만금 수질 개선을 위해 많은 예산을 투입하여 수행된 상류 오염원 저감 사업의 효과가 한계에 다다른 느낌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대전·충청권은 충청권의 안정적 수량 및 수질확보를 위해 2021년에 용담댐 용수배분량 재조정을 추진하고 있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연구용역을 추진하는 등 용담댐 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주도면밀하고 체계적으로 준비해 오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용담댐은 우리 도민과 지역 자치단체의 희생과 노력으로 만들어진 것이지만, 우리가 사용할 물 양이 넘치도록 여유가 있고, 이 때문에 타 지역에 배분량의 일부를 양보하더라도 깨끗한 물을 공급하고 맑은 하천을 유지할 수 있다면 같은 국민으로서 양보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새만금 수질 개선과 관련된 사업의 축소 및 변질 등 전라북도가 처한 상황은 그리 녹록치 않은 실정이다.

 새만금 수질개선을 위해서는 정체된 호수의 특성상 맑은 물의 유입량을 증가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라 할 수 있지만, 현재 용담댐 물 분배와 관련되어 전개되고 있는 상황은 유량의 증가는 고사하고 새만금에 직접적으로 유입되는 만경강 수질 개선도 바라기 힘든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에 전라북도는 자치단체 뿐 아니라 지역 정치권, 학계, 시민사회가 하나 된 목소리로 용담댐 용수 확보를 위한 노력을 해야만 한다. 만경강 수계 하천수를 취수하여 공업용수를 공급함으로써 하천 유량이 감소하지 않도록 당초 계획대로 용담댐 물을 공급하여야 한다, 또한, 새만금 지역에 필요한 용수를 철저하게 산정하여, 여기에 필요한 충분한 양의 물이 공급되도록 해야한다.

 용담댐과 새만금은 전라북도의 동쪽과 서쪽에 멀리 떨어져 있지만, 용담댐 물의 활용은 새만금호 개발 과정에서 도출된 수질관련 이슈의 해결에 중요한 열쇠를 제공할 수 있을지 모른다. 우리 지역의 희생으로 만들어낸 우리의 물그릇이 먼저 우리 지역의 번영과 깨끗한 환경의 보전에 사용될 수 있도록 모두가 노력하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기대한다.

 
 김현수 / 전북대 교수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