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여파에 트랜드 맞추랴, 동네 사진관 ‘이중고’
코로나19 여파에 트랜드 맞추랴, 동네 사진관 ‘이중고’
  • 양병웅 기자
  • 승인 2020.06.21 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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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신 트랜드에 초점을 맞춘 사진관을 쫓아가기도 벅찬데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는 느낌입니다.”

 최근 도내 지역에서는 다양하고 디테일한 촬영 및 편집 기술 등으로 중무장한 사진관이 늘어나면서 비교적 규모가 작고 오래된 동네 사진관들이 침체 기로에 들어섰다.

  동네 사진관은 최근 들어선 사진관에 비해 촬영 세트장 규모와 종류가 제한적이고 다양한 편집 프로그램을 이용한 고객의 요구를 모두 맞춰주지 못해 손님이 줄어드는 추세다.

 여기에 코로나19 사태로 인해 지역 내 고용 침체가 이어지고, 해외 여행이 사실상 어려워짐에 따라 동네 사진관들의 고정 수입원인 취업용 증명 사진과 여권 촬영 수요마저 끊겨 이중고를 겪고 있다.

 지난 19일 전주시 진북동의 한 사진관.

 이곳에서 20년 간 사진관을 운영하고 있는 A(74)씨는 코로나19 사태가 그저 원망스럽기만 하다.

 출입문을 바라보며 혹시나 손님이 올까하고 내심 기대하지만 사진관은 오전 내내 방문객이 없어 한산할 뿐이었다.

 A씨는 “정말 손님이 없다”며 몇 차례 푸념을 늘어놓더니 이내 한 손님이 맡긴 사진 작업에 열중이었다.

 A씨는 작업을 하면서도 “오지 않는 손님을 기다리며 하루 종일 텅 빈 사진관에 있는 그 느낌은 말로 표현할 수 없다”며 “사진 경력만 50년 가까이 되는데 여지껏 이렇게까지 장사가 안 된 적은 처음이다”고 털어놨다.

 A씨는 그러면서 “예전에는 단골들을 중심으로 하루 4-5건의 증명 사진이나 여권 촬영 등 수요가 있어 먹고 살만 했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다양한 컨셉의 사진을 원하는 손님들이 늘고 있는데 현실적으로 공간 제약에 따른 어려움이 있다”고 덧붙였다.

전주시 금암동에서 사진관을 운영하는 B(47)씨도 사정은 별반 다르지 않았다.

 매 주말마다 2-3건의 돌잔치 출장 촬영으로 건당 20만원의 수입을 올리고 있던 B씨는 코로나19 이후부터는 아예 수입이 없는 수준이다.

 다음주 야외 촬영 예약 2건이 들어와 경기가 다시 살아나나 싶었지만 전주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면서 이마저도 모두 취소되고 말았다.

 고정 수입원으로 여겨지던 여권 사진의 경우 지난 2월부터 단 한건의 문의 조차 없는 상황이다.

 B씨는 “해마다 연초에는 어학연수와 워킹홀리데이, 취업 준비로 인한 증명, 여권 촬영은 물론 웨딩·야외 촬영도 많았다”면서 “하지만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해 성수기를 놓쳐 버렸다”고 안타까운 심정을 토로했다.

 B씨는 또한 “고가의 촬영 장비와 다양한 이미지 편집 프로그램을 사용하고 있는 사진관들의 트랜드를 모두 따라가기에는 금전적인 문제로 쉽지 않다”고 덧붙였다.
 

양병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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