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도(道)인가?
무엇이 도(道)인가?
  • 김동수 시인
  • 승인 2020.06.18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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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는 날마다 길(道)을 간다. 길에는 보이는 길도 있고, 보이지 않는 길도 있다. 보이는 길은 쉽고 편하게 갈 수 있지만, 보이지 않는 길, 곧 바른 마음의 길을 가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사람들은 마음을 닦고 도(道)를 닦아 수도(修道)의 길을 가고자 한다. 길을 바로 가야 목적지에 안전하게 갈 수가 있기에 우리는 길잡이와 네비게이션에 의지하여 바른길로 가고자 한다.

 도(道)란 무엇인가? 하지만 그 뜻이 너무 크고 넓어 언어로 표현하기란 쉽지 않다. 도의 존재는 분명히 있어 인지할 수는 있으나 그 모양을 찾을 수 없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그러나 장자(莊?)는 말한다. 도(道)란 스스로 모든 존재의 근본으로서 천지를 생(?)한 조물주(夫道- ?本?根- 自古以固存 紳鬼神帝 生天生地)라고 하였다. 북송(北宋)의 소강절(邵康節)도, ‘도가 천지를 낳았다.(道?天地) 고로 도는 천지의 근본이다(故 道爲天地之本)’고 하여 도가 만물의 근본임을 천명하고 있다.

 『구약성서』에서도 ‘태초에 하느님께서 천지를 창조하셨다’(1장 1절)하였는데, 이 또한 도(道)를 신(神)이며 천지를 생(?)한 조물주라 한 장자(莊?)의 만물지본설(萬物之本說)과도 같은 하나님의 천지창조설이다.

 위 성현들의 말씀을 정리해보면, 하나님의 ‘천지(天地)’와 장자의 ‘도(道)’가 모두 절대적 존재로 드러나 있다. 즉 우주 만물의 절대자로서의 신(神)이 곧 도(道)요, 도(道)가 곧 하나님이라는 것이다. 만상의 근본이 되는 도(道)가 종교(宗敎)에서는 이처럼 신(神), 하느님, 또는 하나님(God)이라고 불리고 있다

 어느 날 한 승려가 도일선사(道一禪師)에게 물었다. “무엇이 도(道)입니까?” 그러자 “평상심(平常心)이 도”라고 했다. 세상 사람들은 도라고 하면 특별한 것 또는 보통사람이 생각할 수 없는 특별한 경지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도(道)란 바로 범부가 생활하는 일상 속에 있다는 것이다. 마음에 번뇌가 없고, 일상생활 하나하나에 몰두할 수 있는 마음이 바로 도(道)라고 가르치고 있어 우리나라에서는 이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라는 법문을 매우 중요시하여 사찰이나 집안에 이 문구를 걸어 놓고 수행의 좌표로 삼고 있다.

 지극한 도는 어렵지 않다(?道無難)

 분별하지 않으면 된다(唯嫌揀擇)

 단지 사랑하고 미워하는 마음에 기울어지지 않으면(但莫憎愛)

 분명한 도(道)에 이르게 되리라(洞然明?)

 -승찬(僧璨).?『신심명信心銘?』

 깨달음은 어렵지 않다. 하지만, 도(道)란 옳고 그르다는 분별을 가려서는 얻을 수 없으므로 차별과 분별을 일시에 놓아 버려야 도(道)의 길에 이르게 된다는 가르침이다. 네 편 내 편을 갈라 차별하지 말고, 내 생각과 네 생각이 다르다 하여 불편해하거나, 좋고 싫음에 기울어지지 않는다면, 이 어찌 도(道)가 아니라 하겠는가? 하지만, 분별심을 없애기란 쉽지 않다. 그러기에 하루에도 수없이 밀려왔다 밀려가는 크고 작은 고난의 파도들도, 그것은 일시적 현상임을 깨달아 바다같이 넓은 마음으로 그걸 담담하게 지켜보아 흔들림이 없는 고요한 마음, 그것이 곧 평상심이요, 도라는 것이다.

 어떤 이는 욕심과 집착을 여읜 편안한 마음은 평(平)이라 하고, 경계에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상(常)이라고도 한다, 하지만 나는 이를 좀 더 구체화 시켜 공간적으로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평(平)이라 보고, 시간적으로도 흔들리지 않는 마음을 상(常)이라 보고자 한다. 이곳에서 하는 말과 행동이 저곳에서 하는 언행과 다르지 않고, 어제 한 말과 행동이 오늘 한 언행과 다르지 않아, 항상 그 마음 그 태도를 지니고 있으니 평상심(平常心)이다. 장소와 시간에 따라 말이 다르지 않고(平), 각종 선거에서 당선 전의 말과 당선 후의 언행, 곧 어제의 말과 오늘의 말이 다르지 않으니(常), 이러한 신념과 자세야말로 어찌 평상심시도(平常心是道)의 길이 아니라 하겠는가?

 김동수<시인/전라정신문화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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