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전주대사습놀이 음원 복원해낸 전북도립국악원의 김용호 교육학예실장
1970년대 전주대사습놀이 음원 복원해낸 전북도립국악원의 김용호 교육학예실장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6.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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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창기 전주대사습놀이 경연대회 실황 담은 고음원 복각음반 발매의 주인공

 “누군가는 꼭 해야 할 일이었습니다. 전주대사습놀이는 조선 후기 전주에서 열렸던 판소리 대회인 ‘통인청대사습’의 정통성을 안고 있는 소중한 문화유산이죠. 이를 기록으로 남기는 일에 물리적인 경계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18일 김용호 전북도립국악원 교육학예실장은 “대사습이 전라북도 전주라는 지역의 특수성과 함께 계승·발전돼 현재에 이른 전통예술의 중요한 등용문이자 축제”임을 강조하며, 최근 발매된 고음원 복각음반 ‘전주대사습놀이의 명인명창들(CD1·2)’에 대한 가치를 피력했다.

 도립국악원은 1970년대 후반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초창기 경연에서 펼쳐진 실황이 담긴 고음원 자료 중에서 음질이 양호하고 중요한 자료적 가치를 지닌 음원을 중심으로 복원해 복각음반을 남겼다. 지난 2016년부터 여러 풍류방 명인들의 연주를 담은 복각음반을 발매해 왔던 도립국악원이 전주대사습놀이의 공연실황을 다룬 점은 조금 의외의 결과이기도 했다. 엄연히 전주대사습놀이보존회라는 단체가 있기도 하고, 아직까지 정리가 되지 못했다는 현실에 대한 안타까운 마음이 들어서다.

 이에 대해 김 실장은 “인력과 예산 등의 면에서 열악한 사단법인체가 이러한 연구 작업을 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했을 것이다”면서 “연구기능을 갖춘 도립국악원이 당연히 해야 할 일이었고, 늦었지만 결과물 또한 만족스럽게 나와 기쁘다”고 말했다.

 김 실장이 뚜렷한 의지를 안고 뛰어들었다고 하지만, 대사습놀이 초창기 실황 음원을 찾는 일은 난제였다. 실제로 잦은 이사와 자료의 손실로 보존회에서는 음원 자료를 찾아볼 수 없었고, 전주시청과 전북도청 등 많은 관계기관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러던 중 이일주 명창으로부터 1976년도 판소리명창부 실황 음원이 있다는 사실과 국악원 거문고반 한정순 교수로부터 1978년도 기악부 경연 실황 음원이 있다는 것을 확인하며 복원 준비에 속도를 붙일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게 발매된 음반의 CD1에는 1976년 제2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판소리명창부 결선을, CD2에는 1978년 제4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 기악부 경연 실황을 담았다. 여기에서는 실제로 경연된 조상현 명창과 이일주 명창의 완숙되고 패기 있는 성음이 담겼고, 전라북도무형문화재였던 강동일과 젊은시절 천부적인 재능을 안고 요절한 임동식의 거문고 산조, 그리고 대사습 역사상 판소리명창부와 기악부에서 장원한 유일한 인물인 김일구의 아쟁산조가 들어 있다.

김 실장은 “원본 녹음 장소가 전주공설운동장과 전주실내체육관이었던 만큼 부분적으로 음질이 좋지 않은 것이 많았지만, 최대한 원본의 음질을 복원해낼 수 있도록 리마스터링 작업을 통해 복각되었다”며 “서지적인 기록과 명인명창들의 예술세계에 대해서는 우리 교육학예실 학예연구사들이 맡아 해설을 붙이는 등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이 있었기에 가치있는 결과물을 낼 수 있었다”고 감사의 인사를 전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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