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기린미술관 서양화가 김부견 초대전 “모든 존재가 머무는 곳이 바로 집”
전주기린미술관 서양화가 김부견 초대전 “모든 존재가 머무는 곳이 바로 집”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6.18 1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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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부견 작 - 우리동네(193x130, 아크릴 캔버스)

 전주기린미술관(관장 이현옥)은 28일까지 ‘김부견 초대전’을 갖는다.

 김 작가의 스물다섯 번째 개인전인 이번 전시에서는 30여 점의 작품을 선보인다. 그는 지난달 서울 GS타워의 더스트리트갤러리에서 ‘우리 동네’ 라는 주제로 전시회를 열며 큰 호응을 받았던 감흥을 이어 고향에서 여장을 풀었다.

 김 작가는 대학을 졸업하고 가장 한국적인 미의 특성에 대해 ‘완벽에 대한 결벽의 결여’라고 생각하며 운주사 석불을 모티프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천불천탑’을 주제로 열정을 불태워 현재에 이르고 있으니, 세상은 그를 천불천탑 작가라 부른다.

 그러나 그는 종교라는 틀 속에 갇혀 표현의 확장에 한계가 있음을 절감하게 된다. 이에 겉으로 드러나는 불교적 색채를 내면으로 감추는 작업에 몰입하기 시작, 주제도 ‘천불천탑’에서 ‘우리 동네’로 바꾸었다.

 물론, 그림의 바탕에 깔린 정신세계는 동양적 사유체계에 맞닿아 있다. 천자문의 집‘우’(宇) 집‘주’(宙)에서 보듯, ‘집’ 자체가 바로 ‘우주’인 것이다. 우주라는 것은 존재 자체고, 모든 존재가 머무는 곳이 바로 집인 셈이다.

 김 작가는 하나하나 개개의 집이면서도 전체가 하나로 어우러지는 집을 그린다. 하나가 전체일 수 있고, 전체가 하나일 수도 있는, 인과의 법칙이 작용하는, 불교에서 말하는 바로 그 장엄한 화엄의 세계를 표현하고 있는 것. 그 표현 방식은 형태가 아닌 색채다. 그림을 표현하는 점, 선, 면, 색채, 입체, 질감, 재질감 등 많은 조형요소들 중에서도 가장 감각적이고 본질적인 것을 색채라고 생각하고 있는 까닭이다.

 그는 마음의 집을 그린다. 개발로 인해 파헤쳐진 흙더미 속으로 아련한 추억마저 매몰되어 가는 아쉬운 고향의 옛모습을 박제해 소박하고 정겹게 표현하고 있는 것이다. 김 작가는 “빛이 바랜 흑백 사진첩 속 고향의 심연을 공허하고 빈 화폭에 고스란히 옮겨 담고자 했다”고 했다.

 김 작가는 전주대를 졸업하고 원광대 교육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취득했다. 제1회 대한민국청년미술제의 대상을 수상했으며, 더스트리트갤러리(GS타워본관), 종로갤러리,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인사이트센터, 토포하우스, J서울미술관, 일본 모사카 아마노갤러리, 구마모토 레스토랑사이로 등에서 개인전을 열었다. 한가람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코엑스전시관 등에서 200여 회 정도의 그룹전에 참가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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