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13일 밤 ‘김여정 지시’ 직후 연락사무소 폭파 준비했다
북한, 13일 밤 ‘김여정 지시’ 직후 연락사무소 폭파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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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0.06.17 17: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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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합뉴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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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16일 강행한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폭파는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의 ‘파괴 지시’ 한 마디에 일사천리로 진행된 것으로 나타났다.

17일 군 소식통 등에 따르면 개성 연락사무소 일대에서 폭약을 운반한 것으로 추정되는 차량 이동 등 이상징후가 포착된 것은 김여정 제1부부장 담화가 발표된 지난 13일부터다.

이런 정황은 군 감시자산을 통해서도 감지된 것으로 전해졌다. 서부전선 군사분계선(MDL) 이남 지역에서는 TOD(열상감시장비) 등으로 개성의 연락사무소 건물 등이 관측된다.

국회 국방위원장인 더불어민주당 민홍철 의원도 이날 “김여정이 말한 다음날부터 (건물 1·2층에서) 불꽃이 관측됐다고 한다”며 국방부 보고 내용을 소개했다.

민 위원장은 “에이치빔(H빔)으로 세운 건물을 폭파할 때는 빔을 미리 절단해야 한다”며 폭파를 위한 사전 작업 과정에서 불꽃이 관측됐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김 제1부부장은 13일 오후 9시께 발표한 담화에서 ’다음 대적행동‘ 행사권을 인민군 총참모부에 넘긴다고 공언하면서 “멀지 않아 쓸모없는 북남(남북)공동연락사무소가 형체도 없이 무너지는 비참한 광경을 보게 될 것”이라고 폭파를 예고했다.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당·국가로부터 부여받은 권한‘임을 공언한 김 제1부부장의 지시가 떨어지자마자 통일전선부 등 관련 부서에서 ’지시 이행‘에 즉각 나선 셈이다.

숱한 어려움을 이겨내며 버텼던 ’남북협력의 상징‘인 연락사무소는 그의 지시가 있은 지 3일 만에 커다란 폭발음과 함께 순식간에 주저앉았다.

정부는 전날 오후 2시 49분 연락사무소 청사가 폭파됐다고 밝혔고, 북한 매체들도 오후 2시 50분으로 폭파 시간을 공식 확인했다.

군 소식통은 전날 폭파 방식에 대해 “내부에 폭약을 설치해 폭파한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날 폭발로 희뿌연 먼지로 뒤덮였던 연락사무소 건물 일대는 17일 현재 건물 형체가 아예 관측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폭파 당시 박한기 합참의장은 전날 주요 지휘관들을 소집해 화상회의를 하던 중 폭파 상황을 보고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국방부도 전날 “당시 국방부 장관과 합참의장은 우리 감시자산으로 확인한 상황을 보고 받고, 즉시 합참 전투통제실에 위치해 상황 관리를 했다”고 밝힌 바 있다.

정경두 국방장관과 박 의장이 북한의 폭파 장면을 실시간 영상으로 지켜봤다는 일부 언론 보도에 대해서는 “사실과 다르다”고 일축했다.

이와 함께 군 당국은 전날 상황 발생 직후 미측과도 상황을 긴밀히 공유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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