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의 깃발들을 가슴에 담을 때
세월호의 깃발들을 가슴에 담을 때
  • 안도 문학평론가  
  • 승인 2020.06.16 1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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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직도 기억에 생생한 2014년 4월16일. 안산 단원고 학생 325명을 포함해 476명을 싣고 제주도로 향하던 세월호가 진도 앞바다에서 침몰했다. 희생자는 295명, 실종자는 9명이었다. 아, 세월호여! 피를 토하는 통곡의 6년이여! 팽목항의 어린 영혼들이여! 세월도 빠르도다.

 배가 순식간에 가라앉는 것도 아니었다. 내로라하는 특수부대도 많고 그동안 강해진 국력을 믿었기에 우리는 분명 100% 구조되리란 확신을 갖고 추호의 의심도 없이 방송을 지켜보았다. 그런데 그렇게 믿었던 국가가 겨우 몇 명만 구조 한 채 어린 목숨 300여명이 수장 되고 말았다. 전쟁 중 폭탄이 터져서 죽는 것도 아니고 물이 목 위로 서서히 차오르며 죽어간 어린 영혼들이여, 얼마나 큰 공포와 겁에 질려 부모님을, 내 형제를, 하느님을 부르며 죽어갔는가.

 살아있는 우리가 감히 그 고통을 어찌 상상이나 할 수 있으리오. 그래서 전국의 거리마다 우리 국민은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에 대한 플래카드를 내 걸고 호소를 한 지가 벌써 6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그러나 허망하게 잃은 상처는 지금도 치유되지 않고 있다.

 6년 전 우리는 ‘진실은 침몰하지 않는다’고 외쳤다. 하지만 세월호의 선체를 끌어올린 지금도 진실은 좀처럼 바다 깊은 곳에서 올라오지 않고 있다. 새로 들어선 정부도 가려진 진실의 규명을 약속했다. 그런데 시간이 흘러도 불행하게 흡족한 규명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이런 사이에 서산지역 시민사회단체 ‘서산시민행동’은 세월호 참사 3주기인 16일 세월호를 추모하는 ‘기억문화제’를 중앙호수공원에서 열기로 하고 관련 홍보물 80여개를 깃발 형태로 제작해 시내 주요 도로변 가로등에 게시했지만 시는 깃발 형태의 홍보물 부착이 불법이고 민원 발생이 우려된다는 이유로 해당 홍보물을 모두 철거했다.

 또한 단원고가 소재한 안산시도 초지동 화랑유원지 정부합동분향소 앞 동산로 주변에 설치된 세월호 관련 현수막을 정비하고 나섰다. 안산시는 오랫동안 곳곳에 걸려 있는 현수막을 철거하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많았다. 또한, 화랑유원지를 상당 부분 차지하는 정부합동분향소도 이제 정리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그래서 이러한 요구를 받아들인 것이다.​

 그리고 전라남도 팽목항 주민대표 등 마을 주민들은 국민권익위원회에 탄원서를 제출하고 “세월호 참사가 발생한 지 2년째 관광객이 없으니 섬 주민들은 굶어 죽으란 말이냐”며 관광객들이 팽목항을 찾을 수 있도록 유가족 분향소와 노란 리본들, 팽목항 등대 부착물들을 모두 다른 곳으로 옮겨 달라“고 요구했다.

 성역 없는 전면 재수사로 끝까지 진상규명을 바라는 팽목의 파도소리는 국민의 목소리다. 세월호의 아픔이 더 높은 사랑으로 승화되기를 바라는 것 또한 유가족들의 소망일 것이다. 따라서 유가족들도 그들의 원성 담은 목소리에 절대로 외면하지 않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우리 전주도 이제 세월이 흘렀으니 정부가 깃발에 나부끼는 원성들을 속 시원히 밝혀 주리라 믿으며 거리의 세월호 깃발들을 정리하여 가슴에 담자. 그리고 2020년 1월 선정된 대한민국 관광거점도시 전주를 위해 보편화한 이미지에서 탈피하여 트랜드 이미지를 새롭게 창출하자.

 ‘새로운 도약을 위한 리브랜딩(rebranding)’을 통해 한문화의 거점도시, 체류형 문화관광 거점도시로 키워나가자. 전주의 거리를 아름다운 문화의 거리, 맛과 멋을 느낄 수 있는 풍류의 깃발이 나부끼는 거리로 만들기 위해 시장과 시민, 그리고 시민 단체들도 동참을 하자.

 안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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