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얼굴] <35> 탁점석씨...군산시 거리 美化員(미화원)
[자랑스런 얼굴] <35> 탁점석씨...군산시 거리 美化員(미화원)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0.06.22 07: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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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도 쓸고 社會惡도 쓸고

“직업에는 귀천이 없죠”

 올해도 청소년 생활 10년을 맞는 탁점석(45·군산시 금동10)씨.

 그는 한번도 자기 직업에 대해서 후회를 해본적이 없다고 한다.

 진안이 고향인 그는 10살때 군산으로 이사와 가난을 밥먹듯 했으며 학업도 중간에 포기를 해야 했다.

 그후 청소원 생활을 하면서 어렸을 때 찌든 고생을 생각하면 쓰레기를 치는 정도의 고달픔이란 아무것도 아니라 말한다.

 1년중 가장 고달플때는 全群도로(번영로) 벚꽃놀이때 산더미처럼 쌓이는 쓰레기를 치우려면 밤잠도 제대로 못잔다고 한다.

 그래도 어려운 일은 내가 해야한다는 사명감에서 수십톤의 쓰레기를 치우고 나서 동료들의 격려를 받알을때는 가슴 뿌듯한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인간 기중기라는 별명도 그때 동료들이 지어준 별명이라는 것이다.

 슬하에 5남매를 둔 탁점석씨. 그는 한달 25만원의 박봉으로 자녀들의 학비를 대주고 생활을 꾸려 나가기에는 매우 벅차지만 한달에 꼬박꼬박 5만원씩 저축을 하고 있는 알뜰함을 보이고 있다.

 항상 새벽 3시면 리어커를 끌고 청소작업을 시작하지만 그때마다 느끼는 것은 너무나 많은 젊은 친구들이 밤새 방황을 하고 술에 마취돼 아무데나 술병을 깨고 구토를 해 거리를 더럽히는걸 보면 가슴이 아프다고 한다.

 “오늘도 새벽 3시면 어김없이 내 인생의 반려자 ‘리어커’를 끌고 밤새 무질서하게 어지럽혀 놓은 이사회의 부산물인 쓰레기를 마치 내가 사회 정화위원이나 되는 것처럼 싹쓸이를 해버리죠. 그러한 자부심으로 앞으로도 내 힘이 미치는데까지 이 직업을 천적으로 알고 열심히 살아나가렵니다”
  

 글 김영배·사진 김영호
 옮긴이 김재춘
 1989년 1월7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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