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으로 피워낸 인생 2막
꽃으로 피워낸 인생 2막
  • 양태석 도민기자
  • 승인 2020.06.11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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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건지산 둘레길을 걷다 보면 장군봉과 소리문화의 전당 그리고 혼불문학공원으로 갈라지는 삼거리가 나오는데, 둘레길 주변에 꽤 긴 길이의 예쁜 꽃밭이 깔끔하게 조성되어 있어,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의 눈을 즐겁게 한다.

 이 꽃밭을 만들어 관리하고 있는 사람은 강정석(78세, 송천동 현대2차)씨로 2018년부터 이 꽃밭을 만들어 돌보고 있다. 그가 꽃밭을 처음 만들기 시작한 동기는 도심의 사각지대에 놓여 사람들로부터 외면받아 버려진 공터가 쓰레기장으로 변해가는 것이 안타까워, 이를 막기 위해 버려진 쓰레기를 치우고 그곳에 꽃밭을 가꾸기 시작하면서부터다. 그는 송천1동 마을가꾸기협의회 회장으로도 활동하고 있는데, 크고 작은 꽃밭을 만들어 가꾸기 시작한 지도 어언 15년이 되었고 그동안 조성한 크고 작은 꽃밭만 해도 20여 개가 넘는다.

 장미, 매발톱, 채송화, 팬지 등 다양한 종류의 꽃들이 가득한 이 꽃밭에 심어진 꽃들은 전주시와 건지산 둘레길을 걷는 사람들의 격려와 후원금으로 마련되었다.

 산등성이에 꽃밭을 가꾸는 일은 쉽지 않다. 매일같이 잡초 뽑기와 꽃에 물주기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다행히도 주민들의 적극적인 협조로 언제나 환한 모습의 싱싱한 꽃을 볼 수가 있다. 이 꽃밭은 이제 가꾸는 사람 것이 아니고 운동하기 위해 나온 주민들의 꽃밭이 되었다. 그러기에 사람들이 잠시 걸음을 멈추고 잡초를 뽑아주거나 꽃에 물을 주는 광경을 자주 목격한다.

 강정석씨는 꽃밭을 가꾸고 집에 돌아갈 때 빈 페트병을 이곳에서 150m쯤 떨어져 있는 장덕사 약수터에 가져다 놓으면, 아침에 그곳을 지나는 사람들이 페트병에 물을 채워 꽃밭까지 가져다 놓는 기적 같은 일이 날마다 벌어진다고 말씀하며, 본인 혼자의 힘으론 절대 꽃밭을 가꿀 수 없다며 웃음으로 공을 주민들에게 돌린다.

 양태석 도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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