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점투성이 자가진단 질문지 한달째…‘학부모 답답’
허점투성이 자가진단 질문지 한달째…‘학부모 답답’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6.09 19: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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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시도·유원지 방문 추가 등 바꿔야”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에 가지도 못하는 해외여행 대신 ‘타시도·유원지 방문’을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요?”

고등학생 자녀를 둔 김연정(41)씨는 매일 아침 등교 전에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설문에 참여하면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한 달간 실효성 없는 질문이 계속 반복될뿐더러 지난 7일 서울 롯데월드에서 고3 코로나19 감염에 도내 학생들 중 타지역 방문이 있지 않을까 걱정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해외 방문 여부보다 타지역 방문 여부를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20일부터 진행한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질문지에 세부항목 추가 등 변화가 필요하다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자가진단은 등교하는 전 학생을 대상으로 학부모 또는 학생이 참여하고 있다. 현재 도내 자가진단 참여율은 약 88~90%다.

학부모들은 코로나19 ‘깜깜이 감염’이 늘어나는 가운데 지금의 질문으로는 한계가 있다며 질문 항목에 수도권 등 타지역·유원지·밀집시설 방문 여부 등을 추가할 것을 주장했다. 주말이나 연휴를 앞두고는 추가 설문조사를 통해 타지역 방문 여부를 알려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교육부가 제공하는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 참여 설문지는 ▲학생 신체의 발열 여부 ▲학생에게 코로나19 의심증상 여부 ▲학생이 최근(14일 이내) 해외여행 방문 여부 ▲동거가족 중 최근(14일 이내) 해외여행 방문 사실 여부 ▲자가격리 중인 동거가족 여부 등을 묻고 있다.

이 중 ‘해외여행 방문 여부’와 ‘동거가족 중 해외여행 방문’ 등의 질문에 대해서는 해외출국이 사실상 어려운 상황인 만큼 개학 초기 이후로는 실효성이 없다는 주장이다.

학부모 김윤성(40)씨는 “지금까지 이태원·물류센터·유원지 및 생활체육시설 감염이 더 위험하다는게 드러났다”며 “타 지역 및 유원지, 밀집시설 방문 여부, 혹은 주말이나 연휴에 타 지역 방문 예정 등의 항목을 신설해야한다”고 지적했다.

송세현 전주시초중고 학부모연합회 대표는 “자가진단이 필요하지만 등교 초창기에 유효한 질문을 반복하기보다 새 질문이 필요하다. 또한 체온 측정 뒤 그 결과를 입력할 항목을 만드는 것도 유용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강선 전주시 학교운영위원장협의회장은 “자가진단 부분에 학부모 및 학생들이 밀집시설·타지역 방문 여부등을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도교육청은 “질문은 교육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주관하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학생 건강상태 자가진단의 질문 내용은 교육부와 질본이 정한 것으로 도교육청이 질문을 추가하거나 변경할 권한이 없다”고 설명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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