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랑스런 얼굴] <34> 劉楨龍(유정용)씨...完州郡廳(완주군청) 守衛(수위)
[자랑스런 얼굴] <34> 劉楨龍(유정용)씨...完州郡廳(완주군청) 守衛(수위)
  • 김재춘 기자
  • 승인 2020.06.20 05:2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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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곬人生 30년에서 나오는 뿌듯함

“수문장 30여년! 제 人生의 절반 아니 전부지요”

 완주군청 수위로 봉직하고 있는 劉楨龍씨(유정용·58)는 담담한 표정으로 말문을 연다.

 劉씨가 군청과 인연을 맺은것은 지난 1957년 27살때의 일이었다. 이때부터 劉씨는 11만 완주군민의 안내자로, 청내 파수꾼으로 일하며 긴긴 30년의 외길인생이 이어졌다.

 이렇게 살아온 劉씨도 어느새 정년을 앞둔 六旬(육순)의 문턱에서 이제 직업도 인생도 정리할 때가 됐다면서 씁씁해한다. 결국 劉씨는 그동안 1공화국에서 6공화국까지, 그리고 거쳐간 역대 군수 만도 23명을 맞고 보냈다니 과연 한시대와 君政史의 산증인셈.

 “보람된일은?”

 “뭘요 저보고 융통성없는 외통수라고들 하는걸요. 하지만 굳이 보람이라면 아무도 바라지 않는 일터지만 누군가 맡아야할 자리를 지긋이 참고 견딘것이라고나 할까요? 또하나 있지요. 박봉생활에도 3남3녀가 착하고 바르게 열심히 사는 모습이지”

 모두들 애비닮은 탓이란다며 환하게 웃는 얼굴에 주츰골이 깊다. 질박한 人生告白(고백)이 어느 화려한 말보다 강한 설득력으로 마음에 와닿는것은 웬일일까?

 이는 출세와 한탕주의에 들떠있는 오늘의 세태와 너무 대조적이기 때문이리라.

 “장밀 후회는 없으신가요?”라는 물음에 “글쎄요”로 말꼬리를 흐리며 겸연쩍어한다. 그러나 劉씨의 차분하고 진솔한 모습에서 결코 한 점 부끄럼 없는 끈끈한 삶을 보는듯 하다.

 오늘을 사는 우리 모두 劉씨처럼 마음을 비울수는 없을런지…
  

 글 배기창·사진 김한철
 옮긴이 김재춘
 1989년 1월6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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