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른 무더위에 학생들 수업 중 마스크 벗어…
이른 무더위에 학생들 수업 중 마스크 벗어…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6.04 18: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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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에어컨 사용 새 지침이 필요하다”
전주시 우림중학교에서 등교개학 한 학생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을 듣고 있다.   김현표 기자
전주시 우림중학교에서 등교개학 한 학생들이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마스크를 착용한 채 수업을 듣고 있다. 김현표 기자

“너무 더운데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사용하니까 하나도 시원하지 않아요”

 고등학교 2학년인 이지훈(17) 학생은 교실에서 에어컨을 사용하지만 전혀 시원하지 않다고 말했다. 환기를 위해 교실 창문 2개를 열고 사용하기 때문이다. 이군은 “덥고 가려워 결국에는 마스크를 내렸다. 친구들 대부분 수업중에 마스크를 턱까지 내리거나 벗고 있다”고 말했다.

 4일 전주 낮 최고기온이 31도에 이르는 등 때 이른 무더위가 찾아왔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학교가 에어컨등 냉방기를 사용하지만, 방역지침에 따라 창문을 열거나 약하게 사용하다 보니 냉방효과가 거의 없는 실정이다. 더위를 견디지 못한 학생들이 마스크를 내리거나 벗으면서 교내 방역지침은 사실상 지켜지지 않고 있다. 특히 올해는 여름 방학이 짧을뿐더러 폭염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만큼 냉방기 사용에 새 지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먼저 냉방기 사용 지침을 보면, 지난달 27일 중앙안전재난대책본부는 다중이용시설의 경우 ▲에어컨과 선풍기를 함께 가동하지 말것 ▲2시간마다 1회 이상 환기할 것 ▲에어컨 바람이 몸에 직접 닿지 않도록 바람 세기를 낮춰 사용할 것 ▲환기할 수 없는 밀폐시설은 모든 이용자가 마스크를 착용하도록 관리하고 최소 하루 한 번 소독해야 할 것 등을 규정했다. 교육부는 이에 덧붙여 ▲환기 가능 시설은 창문을 닫고도 에어컨을 사용 ▲최소 쉬는 시간 혹은 1시간 마다 환기할 것을 규정했다.

 문제는 앞선 지침들이 폭염 속에서는 유명무실하다는 점이다. 폭염 속에서 약한 냉방은 더위를 해소할 수 없을뿐더러, 학교들 중 창문을 열고 에어컨을 사용할 것을 지시한 학교의 경우에는 냉방의 효과가 거의 없다. 또한 냉방이 됐다 하더라도 지속적인 환기로 외부 공기가 유입되며 온도를 올려 학생들은 계속 더위를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교사들이 학생들에게 마스크를 턱밑으로 내리거나 벗는 것에 주의를 주는 것도 한계가 있었다. 전주시 모 고등학교 정모(33) 교사는 “학생들이 땀띠가 날 지경이라는 하소연에 정말 덥다면 쉬는시간에 마스크를 잠깐 벗은 뒤 다시 착용하라고 일렀지만 수업시간, 쉬는시간에 살펴보면 어느새 다들 마스크를 내리고 있다”며 “교내 방역지침과 냉방기 사용 지침이 상충되는 만큼 새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전라북도교육청 관계자는 “도교육청은 교육부의 지침을 원칙으로 하지만 일선 학교마다 상황에 맞는 적절한 방식으로 냉방기 사용 지침을 만들 것을 권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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