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급재난지원금 반짝 효과
긴급재난지원금 반짝 효과
  • 신영규 도민기자
  • 승인 2020.06.04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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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의점·전통시장 매출 늘었어도 일부 상인들 불안감 여전

 정부의 긴급재난지원금 지급 22일째가 된 3일 현재 전통시장과 골목상권에서 소비심리가 회복되고 있지만 일부에서는 큰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자가 3일 오후 전주 남부시장을 찾아 취재한 결과 식당, 옷가게, 건어물상회, 그릇가게, 미곡상회, 철물점, 가구점 등은 매출이 회복세를 보였지만 약초가게, 공예품가게, 일부 식료품 가게 등은 큰 수혜가 없었다고 했다. 특히 사업자 등록을 하지 않고 카드 단말기 설치 없이 장사하는 노점상인들은 아무런 효과를 보지 못했다고 했다.

 남부시장에서 10년 넘게 건어물 가게를 하고 있는 하모씨는 “재난지원금 영향인지 모르나 평소보다 매출이 배 이상 늘었다”며 “이런 소비심리가 지속돼야 할 텐데 반짝 효과로 그치게 되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20년째 철물점을 운영하는 김모씨도 “농촌에서 호미, 낫, 괭이 등 농기구를 구입하러 온 사람들이 늘어났다”며 “이건 분명 정부의 재난지원금 덕택”이라며 함박웃음을 지었다.

 시장에서 그릇집을 운영하는 박모씨도 “평소보다 손님이 많은 건 사실”이라며, “날마다 손님들이 와서 물건을 사야 돈을 벌 것인데, 지원금이 소진되면 손님들의 발길이 끊길까 걱정”이라고 했다.

 반면 재난지원금 효과를 보지 못한 상인들도 있다. 남부시장에서 약초가게를 운영하는 양모씨는 “정부가 전 국민에게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장사가 안 되는 건 마찬가지”라며 “식당이나 옷가게 등은 손님이 많다는 소리는 들었지만 약초가게는 별 소득이 없었다”며 한숨을 쉬었다.

 공예품 가게를 운영하는 김모 할머니도 “처음 며칠간은 평소보다 많은 손님이 드나드는가 싶더니 재난 지원금을 다 써버려서 그런지 지금은 한가하다”며 “오늘 하루 종일 4만원어치 팔고 지금까지 놀고 있다”고 아쉬워했다.

 시장에서 20년째 노점을 하는 이모 씨는 “콩나물과 두부 등 천원, 이천 원에 파는데 카드가 되겠냐”며 “차라리 현금으로 주었으면 우리도 이럴 때 한몫 보지 않았을까”라며 불만을 토로했다.

 실제로 기자가 이날 방문한 남부시장은 사람이 없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긴급재난지원금으로 소비 심리가 되살아날 것이란 정부의 기대와는 달리 재래시장의 일부 소상공인들의 반응은 냉담하기만 했다.

 하현수 남부시장 번영회장은 “식당이나 동네 중형 마트들이 긴급재난지원금 최대 수혜자인 것 같다. 물론 재래시장에서도 미미하게나마 소비심리가 일어나고 있다. 다만 전주 남부시장을 비롯해 여러 재래시장에는 신용카드 사용이 안 되는 노점상인들의 불만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신영규 도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을 지원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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