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지가 품고 있는 사연과 시간…이경화 사진전 ‘반지의 초상’
반지가 품고 있는 사연과 시간…이경화 사진전 ‘반지의 초상’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5.31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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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경화 사진가가 주목하는 반지는 유리큐브 안에서 반짝반짝 빛나는 그런 반지가 아니었다.

 자식들이 보내준 용돈을 모아서 만든 엄마 반지, 시어머니의 알반지, 장인 어른의 반지와 같이 누군가의 손가락에 수년 혹은 수십 년간 끼워져 있던 반지다. 어쩌면 낡아 버린 시간들, 혹은 촌스러운 그 반지에 대한 사연은 짧기도 했고, 길기도 했다. 그 시간의 문이 반지를 통해 열리기 시작했다.

 이경화 사진전 ‘반지의 초상’이 1일부터 10일까지 전주 에프갤러리에서 개최된다.

 파란사진의 기획으로 열리는 이번 사진전은 한지 위에 인화됐으며, ‘라이트페인팅’이라는 특수 사진기법을 이용해 촬영한 작품 사진들이다.

 ‘라이트페인팅’이란 불이 꺼진 암실에서 작은 불빛을 비추어 사물을 찍어내는 촬영 방법이다.

 사진가는 반지가 품고 있는 긴 시간만큼을 몸소 체득하고 담아내어 작품을 보는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라이트페인팅 기법을 선택했다고.

 짧게는 몇 년, 길게는 백 년에 가까운 시간이 새겨진 반지를 다른 사진들처럼 짧은 순간으로 찍어냈을 때 그 반지의 시간을 오롯이 느끼기 어려웠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는 “칠흑의 공간에서 긴 시간을 반지와 마주하는 동안 반지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을 수 있었다”고 말한다.

이씨는 사진과를 졸업하고, 지난해 9월 류가헌에서 첫 개인전 ‘반지의 초상’을 선보였다. 국내외 그룹전과 개인전을 통해 꾸준한 작품활동을 펼치고 있는 인천지역 사진가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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