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 민주·통합 원내대표 회동
문재인 대통령, 민주·통합 원내대표 회동
  • 청와대=이태영 기자
  • 승인 2020.05.28 1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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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 회동 제안… 3차 추경안 조속 통과 요청도

 문재인 대통령은 28일 “이번에는 제대로 해보자”며 21대 국회를 향해 협치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상춘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미래통합당 주호영 원내대표와 2시간 36분간 오찬을 겸한 회동을 갖고 “20대 국회도 협치와 통합을 표방했으나 실제로는 크게 나아지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협치는) 선한 의지에 기대는 것만으로는 해결이 안되고 제도와 시스템 하에서 협치가 이뤄지는 것“이라고 강조하자, 주 미래통합당 원내대표는 “적극 돕겠다”고 화답했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상춘재는 외빈 접견이나 비공식회의 장소로 이용되는 곳으로 청와대 경내에 최초로 건립된 전통 한옥이다.

 이날 오찬 회동은 문 대통령, 두 원내대표와 노영민 대통령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이뤄졌다. 코로나19 사태를 비롯한 국정 전반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의견을 주고받기 위해 참석자를 최소화했다. 참석자 모두 노타이, 노마스크 차림이었다.

 비교적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진행된 이날 회동에서 문 대통령은 ”협치의 쉬운 길은 대통령과 여야가 자주 만나는 것“이라며 ”앞으로 정기적으로 만나서 현안이 있으면 현안을 얘기하고 현안이 없더라도 만나서 정국을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며 정기적 회동을 제안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국회에서 3차 추경안과 고용관련 법안이 신속히 통과될 수 있어야 하겠고, 공수처의 7월 출범이 차질 없도록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 원내대표는 “확장재정에 따른 재정 건전성이 우려된다”면서 “경제를 살리기 위한 기본적 방법은 기업이 투자하고 고용을 늘리는 것이다. 기업이 제대로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고도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찬을 마치고 두 원내대표와 청와대 경내를 산책하기도 했다. 김 원내대표가 ”오늘 우리들을 위해 (문 대통령이) 일정을 많이 비우셨다“고 언급하자 문 대통령은 걸음을 멈추고 김 원내대표에게 “국회가 제때 열리고, 법안이 제때 처리되면 제가 업어드릴게요”라고 말하는 등 회담 분위기가 좋았다는 후문이다.

 최근 정치권의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이명박·박근혜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는 이날 대화 테이블에는 오르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21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상견례 형태로 만난 자리에서 서로에게 부담스러운 주제를 피해간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이날 오찬 메뉴로는 해송잣죽·능이버섯잡채와 어만두·한우양념갈비와 데운 채소, 계절채소비빔밥과 민어맑은탕 등이 올랐다. 주 원내대표가 독실한 불교신자라는 점도 메뉴 선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것이 청와대의 전언이다.

  청와대=이태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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