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전문점 창업 증가세...‘과당경쟁’에 매출액 둔화·수익성 악화
커피전문점 창업 증가세...‘과당경쟁’에 매출액 둔화·수익성 악화
  • 고영승 기자
  • 승인 2020.05.28 18: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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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관계 없음. 전북도민일보 DB.
기사와 관계 없음. 전북도민일보 DB.

 #1. 2년 전 전주의 중심상권인 서부신시가지에서 커피전문점을 오픈한 A(39)씨는 성공에 대한 부푼 꿈을 꿨다. 창업 초기 지인을 비롯해 전북도청 직원들의 발길이 줄을 잇자 문전성시를 이뤘지만 지난해 말부터 손님이 줄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코로나19 확산 여파 등으로 인해 사람들 발길이 끊겼다. A씨는 200만원이 넘는 임대료와 인건비 등의 압박에 결국 가게를 정리하기로 했다. A씨는 “장사가 잘 되지 않는데다 높은 임대료와 직원들 임금 부담에 결국 가게를 접을 수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2. 전주 고사동에 커피전문점을 창업한 B(36·여)씨 역시 지난달 매출이 작년보다 5~60% 정도 뚝 떨어졌다. 코로나19 사태로 업계가 타격을 입어 손님이 줄었기 때문이다. 그는 앞으로 2~3개월만 더 버텨보고 안되면 가게를 정리한다는 생각이다.

전북지역 커피전문점 창업이 늘어나면서 이른바 ‘카페 전성시대’를 맞고 있지만 업체 간 과당경쟁으로 인한 매출액 둔화 및 수익성 악화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28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상권정보시스템 소상공인포털에 따르면 올해 4월 말 기준 전북지역 커피전문점은 3472개으로, 2년 전(2146개)보다 61.7%(1326개) 늘었다. 이는 하루 평균 2명이 새로 카페 사업에 뛰어든 셈이다.

시군별로는 전주시가 1469개(42.3%)로 가장 많았다. 이어 익산 15.9%(555개), 군산 15.0%(524개), 남원 4.7%(166개), 정읍시 4.2%(149개), 완주 4.1%(145개) 등 순이었다.

이처럼 카페 사업자가 급증하는 것은 커피 소비가 늘어나는 데다 창업 부담이 덜하기 때문에 2~30대 청년층을 중심으로 창업이 몰리는 데 따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 창업자들은 대형 프렌차이즈에 비해 마케팅, 자금력 등이 부족한 상황이다.

커피숍이 단기간에 급증하면서 과당경쟁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중앙동의 한 커피전문점 대표는 “소비자 대부분이 대형 프렌차이즈를 선호하지만, 수억원에 달하는 초기 창업비용을 감당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최근 커피 수요가 많아지고 있지만 곳곳에서 커피 전문점이 들어서고 있어 경쟁이 치열하다. 성공의 꿈을 꿨지만 현실은 냉혹하다”고 설명했다.

우후죽순으로 늘어나는 커피전문점은 과열경쟁으로 10곳 중 8곳은 1년 이내에 문을 닫고 있다. 커피전문점의 1년 생존율은 20.2%로 전년대비 1.0%p 하락했다. 2년 생존율은 15.4%로 3.3%p, 3년 생존율 9.7%로 0.6%p 각각 상승해 10곳 중 9곳은 3년을 넘기기 힘든 실정이다.

이와 관련, 김보언 한국음식업중앙회 전북도지회 사무국장은 “커피전문점은 브랜드보다 맛, 접근성, 가격에 따른 선호도 차이가 커 소형이나 비(非)프랜차이즈 매장도 충분히 경쟁력을 가질 수 있는 업종”이라면서도 “매장간 경쟁이 심해지고 있고 같은 상권이라도 매장별 매출 차이가 큰 만큼 창업 시 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고영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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