획일적인 농산물꾸러미 대신 교육재난지원금 지급해야
획일적인 농산물꾸러미 대신 교육재난지원금 지급해야
  • 강주용 도민기자
  • 승인 2020.05.2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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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시·도처럼 현금 지급해야…내용물에 대한 정보 미흡

 얼마 전 전주시는 재단법인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를 통해 학생이 있는 가정에 택배를 보냈다. 택배 상자에는 친환경농산물 가족꾸러미 안내장과 함께 잡곡, 양파, 버섯, 감자, 청국장, 토마토, 대파가 담겨 있었다. 안내장에는 코로나19로 인해 개학이 늦춰지고 급식이 중단되었다. 학교에 농산물을 납품하는 농가들은 생산농산물과 다양한 먹거리를 갈아엎거나 헐값에 폐기하는 상황에 놓였다. 그래서 어려운 농가를 돕는다는 내용이었다.

 전주에 사는 학부모 A씨는 “집에서 온라인 수업을 받는 아이로부터 담임선생님이 실제 거주주소를 보내 달라는 문자가 왔다는 것을 알았지만, 농산물꾸러미 택배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모르고 있었다”며 “택배 내용물은 고심해서 품목을 선정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 하지만 품목에 대한 가격 정보 등이 없어서 아쉬웠다. 일률적으로 품목을 정해 보내 주는 것보다는 다른 시·도처럼 현금이나 포인트로 지급하면 가정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전북도청 농식품산업과 주무관은 “학생 가정에 친환경농산물꾸러미 보내는 사업은 지방교육자치단체와 지방자치단체가 부담하는 급식비로 한다. 4월 온라인 개학이 시작하는 단계에서 10일분 급식비를 비급식 일수로 추정하였다. 이 예산으로 학생이 있는 가정에 친환경농산물(학생 1인당 3만2천원)을 보냈다.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2kg 잡곡, 친환경신선농산물, 도내가공품 등의 품목군을 정해주면 시·군은 지역 상황에 맞게 농산물꾸러미를 구성한다”고 말했다.

 또한, 전주시청 먹거리 정책과 관계자는 “전북교육청 50%, 전북도청 24%, 전주시 26%로 예산으로 친환경농산물꾸러미를 가정에 보냈다. 사업 취지는 방학 연기 및 온라인 개학으로 인해 학교 급식이 중단되어, 계약재배한 친환경농산물을 헐값에 판매하거나 폐기하는 농가의 피해를 덜어주기 위함이다. 품목 선정은 도청에서 정해준 품목군에 맞추어 학교급식지원센터 등 관계기관과 협의를 통해 선정했다”고 말했다. 또한 “전주푸드통합지원센터를 통해 친환경꾸러미 택배 사업이 완료되면, 전주시교육지원청이 정산하는 시스템으로 사업을 진행했다. 급하게 하다 보니 목록이나 가격의 내용 등이 부족한 부분이 있다”고 말했다.

 얼마 전, 교육재난지원금을 신속 지급해야 한다고 기자회견을 한 전북미래교육연구소 천호성 소장(전주교대 교수)은 “휴업과 원격수업이 장기화하여 자녀 돌봄에 대한 어려움이 가중되는 상황에서 3만2천 원 농산물꾸러미는 도교육청과 지방자치단체의 무상급식예산 10일분에 불과하다. 3개월 가까이 이어지는 학생의 가정 내 생활에서 발생하고 있는 식비, 통신비, 전기요금 등의 누적된 비용을 채우기에는 현실적으로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최소한 다른 시·도와 비교해서 최소 10만 원 이상을 지급해야 하고, 학교 밖 청소년도 포함되어야 한다. 무상급식은 혜택이 아니라 인권의 측면에서 권리의 영역이다”고 밝혔다.

 전라북도의회 교육위원장 최영규 도의원은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학부모들이 학생들의 장기간 온라인 수업을 도와야 할뿐더러 먹거리 준비 등이 높아지는 것을 고려 학생들에게 교육재난지원금을 지원할 수 있도록 도교육청 예산을 얼마 전 삭감했다”며 “교육재난지원금 원포인트 추경을 도교육청이 의뢰하면 적극적으로 협조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고 교육재난지원금 지급의 필요성을 말했다.

 한편 코로나19 장기화 상황에서 학생들의 가정에 ▲서울은 학생 1인당 10만 원(쌀 3만 원, 농산물꾸러미 3만 원, 농협몰쿠폰 4만 원) ▲경기도는 학생 1인당 10만 원(5만 원 농협포인트, 5만 원 농산물꾸러미) ▲제주도는 학생 1인당 30만 원 지급 ▲울산은 학생 1인당 10만 원 지급 ▲강원도는 학생 1인당 5만 원 농산물꾸러미 ▲충청북도는 학생 1인당 5만 원 농산물꾸러미 ▲광주는 학생 1인당 3만5천 원 농산물꾸러미 등을 지원했다.

 강주용 도민기자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기금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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