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도 시인이 본 자연과 세상의 모순속 사람들 ‘사람도 흐른다’
유승도 시인이 본 자연과 세상의 모순속 사람들 ‘사람도 흐른다’
  • 이휘빈 기자
  • 승인 2020.05.27 1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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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승도 시인의 시집 ‘사람도 흐른다’는 자연이 흐르는 과정을 속 깊이 바라보고 있다. 시인의 눈은 어둠 속 북극성처럼 번뜩이지만 이 빛은 오랜 생각들이 켜켜이 쌓여온 생각들을 갈무리해 오래 바라보는 따스함이 묻었다.

 총 4부 59편으로 이뤄진 시들은 대체적으로 자연을 소재로 했다. 이 속에서 자연은 고된 세상살이를 피해 숨어들어가는 별천지가 아니다. 자연과 사람 사이들에서 특별나지 않은 이야기들이 꽃피듯이 번진다. 시인은 꽃핀 이야기들을 정교한 모자이크처럼 비유와 상상력으로 풀며, 이 세상에 덤불처럼 얽힌 모순들을 그려낸다.

 우대식 시인은 해설에서 “어떻게 사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인가 하는 생각조차 덮은 채 자연에 따라 사는 유승도 시인의 시를 읽으면서 한편으로 그의 시가 예리한 촉수로 이 시대의 모순을 더듬고 있는데 놀랐다”며 “스스로의 의도 여부와 상관없이 현실의 문제를 깊이 천착한 시를 보면서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것은 산중에서도 발휘되는 탁발한 현실감각 때문일 것이다”고 평했다.

 강민숙 시인은 “표지의 시 ‘사람도 흐른다’에서, 사람도 흐르는 물과 같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면 우리에게 오는 변화가 조금은 가볍게 받아 드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고 전했다.

 시인은 책머리에서 “내가 이 산촌마을에 온 지도 20년이 넘었다. 들어왔을 당시의 노인들은 다 죽었다. 그리고 당시 지금의 나보다도 젊었던 사람들이, 노인층을 이룬 상태에서 하나둘 죽어가고 있다. 운명을 받아들인다”고 전했다.

 유승도 시인은 1995년 문예중앙 신인상에 ‘나의 새’ 외 9편이 당선되어 잗품활동을 시작했다. 시집으로 ‘작은 침묵들을 위하여’, ‘차가운 웃음’, ‘일방적 사랑’, ‘천만년이 내린다’, ‘딱다구리가 아침을 열다’를, 산문집으로 ‘촌사람으로 사는 즐거움’, ‘고향은 있다’, ‘수염 기르기’, ‘산에 사는 사람은 산이 되고’를 썼다.

 이휘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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