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 용기의 정치학 등 5권
[신간] 용기의 정치학 등 5권
  • 김미진 기자
  • 승인 2020.05.27 19: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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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용기의 정치학 

 세계를 변화시키고자 하는 시민들의 열망은 점점 커져가는 데 왜 세계는 도리어 후퇴하고 있는가? ‘용기의 정치학(다산초당·2만2,000원)’은 정치적 진화의 종착지로 여겨지던 세계 자본주의와 민족주의가 뿌리부터 뒤흔들리는 시대를 조명한다. 새로운 극우 포퓰리즘, 인종주의, 파시즘의 부상, 기존 강국과 새로운 강국 간의 지정학적 긴장, 테러리즘의 득세, 성의 정치와 정치적 올바름 운동이 발생시키는 시민 간 분열 등 여러 위협적 문제들이 곳곳에서 폭발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래도 심하게 나쁘지 않다’ ‘아직은 희망이 있다’는 안온한 분석을 내놓는 시대. 저자는 이러한 시대 의식이 조장하는 거짓 희망이 지금 우리가 처한 상황에 대한 판단을 흐리고, 진정한 변화로 이어지지 못하게 막는 원인이라고 진단한다. 

 

▲털 없는 원숭이 

 동물행동학의 권위자인 데즈먼드 모리스의 대표작, 대중 과학서의 고전 ‘털 없는 원숭이’가 50주년 기념판으로 나왔다. ‘털 없는 원숭이(문예춘추사·1만8,000원)’는 저자 특유의 상상력과 학문적 성찰의 결합이 빚어낸 내용으로 가득 차 있다. 인간의 기원과 섹스, 아이 기르기, 탐험, 싸움, 먹기, 몸 손질, 다른 동물과의 관계 등의 행동과 문화적 의미를 분석해 인간의 몸속에 숨겨진 본능적인 동물의 파일을 엿보게 해주는 것. 반 세기가 지났어도 저자의 예리한 통찰과 분석, 위트 있는 비유와 알기 쉬운 해설은 여전히 탁월하다. 여기에 저자와의 50주년 기념 특별대담 전문이 수록돼 있다. 인공지능과 페미니즘, 고령화와 도시화에 따른 삶의 변화 등 인류의 당면 이슈와 쟁점에 대한 견해를 흥미롭게 풀어낸다.
 

▲완전하지도, 끝나지도 않았다 

 오늘날 한일 갈등의 이면에는 징용공 사건이 있다. 일본 정부는 식민지배의 불법성을 스스로 인정한 적이 없고, 피해자들에게 사죄한 적도 없다. 무엇보다 한일 청구권협정으로 일본 식민지배의 불법성에 대한 문제 제기조차 불가능하게 됐다는 일본 측의 주장에는 어폐가 있다. ‘완전하지도, 끝나지도 않았다(메디치·1만8,000원)’는 6명의 일본 변호사들이 이러한 일본 정부의 주장이 얼마나 억지투성인지 그 오류를 낱낱이 밝히는 책이다. 배상 청구 소송의 개요와 성격을 알기 쉽게 기술하고, 원고 개개인의 직접 진술을 바탕으로 강제 동원의 규모와 배경을 구체적으로 제시, 판결에 이르기까지의 경과와 의미를 정리한다. 대중을 대상으로 징용공 재판 관련 이슈를 일목연하게 정리한 최초의 시도다.
 
 

▲선택받지 못한 개의 일생 

매년 약 15만 마리의 개가 새로운 가족을 찾아 입양되지만 절반이 넘는 9만 마리가 다시 버려진다. 개를 입양한 반려인들이 개가 죽을때까지 함께하는 비율은 고작 12퍼센트. 가정에 입양되는 열 마리의 강아지 중 고작 한 마리 남짓만이 가족과 평생을 함께하는 셈이다. ‘선택받지 못한 개의 일생(다산북스·1만5,000원)’은 인간과 동물, 두 존재를 둘러싼 자연과 사회, 그리고 그 안에서 벌어지는 긴장과 갈등을 폭넓게 취재해온 기자들이 90일간의 잠입 취재를 통해 번식장, 경매장, 펫숍으로 이어지는 반려 산업의 실체를 생생하게 담은 책이다. 반짝반짝한 펫숍의 유리장 너머에 있는 반려 산업의 기형적인 실상. 이 세상의 모든 개들이 처해 있는 현실을 깨닫는 동시에 동물권에 대해 한 번 더 깊게 생각할 수 있다. 
 

▲아티스트 : 곽경수의 길 

 마영신 작가가 전작 ‘아티스트’에서 강렬한 인상을 남긴 캐릭터를 단독 주인공으로 삼은 외전 ‘아티스트: 곽경수의 길(송송책방·1만6,000원)’을 출간했다. 예술판에 상주하는 인간들의 치열한 삶 이면의 빤하고 찐한 민낯을 리얼하게 보여주어 호응을 얻은 전작의 세 주인공 가운데 징글징글해서 싫어하다 정든 그 남자 곽경수의 이야기다. 이 작품은 곽경수의 과거와 현재를 오가며 곽경수라는 한국 남자의 탄생 과정을 보여준다. 가난한 환경에서 자란 재능 많은 소년이 청소년기의 좌절과 방황, 순수한 청년시절을 거쳐 몰락하는 과정을 그린 것. 본인 탓, 사회 탓, 주변 사람들의 탓 등 여러 가지 요인이 얽혀 지금의 곽경수가 되었다. 현실과 허구를 오가며 생명력을 부여한 캐릭터는 흡입력 있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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