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를 꿈꾼다
놀이는 선택이 아닌 필수, ‘어린이가 행복한 나라’를 꿈꾼다
  • 이지은
  • 승인 2020.05.28 1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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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아동종합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아동들의 행복도 평균은 6.57점으로 2013년 6.10점에 비해 소폭 상승했으나 OECD 국가들의 아동 행복도와 비교하면 여전히 가장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선진국이라고 불리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아이들은 무슨 이유로 행복도가 가장 낮은 것일까? 2018년 아동종합 실태조사에서는 아동의 시간빈곤과 여가 부족이 아동의 행복도를 낮추는 문제점이라고 제기하고 있다.

필자가 근무하고 있는 굿네이버스 전북군산지부에서는 작년 군산시 A 초등학교 1~6학년 187명의 학생을 대상으로 ‘놀이권’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설문조사 결과, 학업의 이유로 밤 8시 이후에 귀가한 적이 있는지 묻자 52명이 ‘그렇다’라고 대답했다. 그중 28명은 일주일에 5회 이상 밤 8시 이후에 귀가한다고 대답했다. 특히, 5~6학년 학생 총

84명 중 15명은 밤 10시 이후에 귀가한다고 대답했다.

또한, 놀이권을 보장받기 위해 어른들에게 바라는 점을 써달라는 질문에는 ‘학원 운영 시간 제한’, ‘다니는 학원 개수 제한’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밤늦게까지 이어지는 학업에 대한 아이들의 불만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안타까운 실정이다. 하지만 아동과 주 양육자들을 대상으로 ‘미래의 안정성’에 대해 조사한 결과, 만족도가 아주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미래를 위해서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들이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크다는 것은 참 모순된 말이다.

혹시 우리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주입시키며 시간 빈곤을 더 초래하고 있지 않은지, 어른들의 욕심으로 아이들의 행복한 학창 시절을 빼앗고 있는 건 아닌지 생각할 필요가 있다.

‘놀이권’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드러난 또 다른 문제는 아이들에게 놀이 시간이 주어지더라도 온전히 놀이권을 누릴 수 없다는 것이었다. 아이들은 놀이터에서 흡연하는 사람을 본 적이 있는지에 대한 질문에 112명(59.8%)이 ‘있다’고 대답했다. 이는 아이들이 자유롭게 놀아야 할 대표적인 공간인 놀이터조차 안전하고 쾌적하게 사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것을 나타낸다.

또한, 놀이권이 제지된 적이 있는지 묻는 질문에는 43명이(22.9%) ‘있다’고 대답하였으며, 그 이유 중 하나는 ‘미세먼지 때문’이라고 대답하였다. 필자는 이 예기치 못한 답변을 보면서 우리 아이들이 참 여러 가지 이유로 맘껏 놀기 힘든 곳에서 생활하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다.

놀이와 여가는 아이들에게 선택이 아닌 필수다. 놀이는 아이들의 사회성과 창의력을 높이고, 건강한 성장을 가능하게 한다. 놀이권과 놀이문화가 우리 사회에 안착될 수 있도록 부모와 어른들의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아이들이 놀이권을 충분히 누릴 수 있도록 아동들의 관점에서 구체적인 실행 방안이 마련되어, 향후 우리나라 아동 행복도가 OECD 국가 평균을 넘어 아동들이 살기 행복한 나라가 되길 소망해본다.

 이지은 / 굿네이버스 전북군산지부 대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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