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수서 후백제시대 추정 소형 동종 출토
장수서 후백제시대 추정 소형 동종 출토
  • 장수=송민섭 기자
  • 승인 2020.05.26 16: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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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백제~조선시대 것으로 추정되는 종합 제철유적 다수 확인

 장수 대적골 유적에서 호남 동부지역에서는 처음으로 후백제시대 청동제 소형 동종이 온전한 형태로 출토됐다.

 26일 문화재청의 허가를 받아 대적골 유적을 조사중인 전주문화연구원(원장 유철)은 후백제~조선시대 것으로 보이는 종합 제철유적이 다수 확인됐고 특히 5개 구역으로 구분돼(가~마) 실시된 조사중 ‘라’구역 후백제 문화층에서는 온전한 형태의 청동제 소형 동종이 출토됐다고 밝혔다.

 청동제 동종은 높이 26.5㎝, 지름 10∼15.6㎝크기로, 비록 작지만 일반적인 범종(梵鐘)의 형태를 온전히 갖췄다. 매달 수 있는 용뉴부분에 1개체의 용과 음통이 조각되어 있으며, 용뉴의 바닥이자 종의 천정부분인 천판의 가장자리에는 입상화문(立狀花文)이 둘러져 있다. 종의 가장 상부와 하부인 상대와 하대에는 꽃가지무늬(당초문양, 唐草紋樣)가 둘러져 있고 상대 아래에는 4개의 연곽(상대 밑에 붙어있는 네모난 테)이 있는데 각각의 연곽 안에는 9개의 연뢰(연꽃봉오리 형태로 돌출된 장식)가 매우 볼록하게 돌출되어 있다. 또한, 몸체에는 돋을새김으로 새겨진 2개의 연꽃무늬 당좌가 있고 당좌 사이에는 연꽃자리에 앉아 합장하고 있는 2구의 불보살(佛菩薩)상이 장식되어 있는 등 전체적으로 비교적 세련되고 표현이 우수한 형상이다.

  일반적으로 범종은 구리로 제작되어 동종으로도 불리는데, 이번 경우처럼 소형 동종은 경주 지역 등에서 몇 건 출토된 적이 있었으나 전북지역에서는 처음으로 발굴조사 과정에서 출토된 것으로 대적골 유적의 다양한 성격을 유추해 볼 수 있는 좋은 사례로 주목받고 있다.

또한 전주문화연구원은 동종이 나온 ‘라’구역에서는 숯가마와 철 생산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통일신라∼조선시대 건물지도 중첩되어 확인됐다고 밝혔다.

 건물지 주변에서는 삼국∼고려시대 토기, 청자 조각, 기와 등이 출토되었으며, 이 중에서 후백제 기와가 많은 양을 차지하고 있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 외에도 ‘다’구역에서는 제련로 4기, 단야로(鍛冶爐) 2기, 추정 용해로 1기, 석축시설 1기, 퇴적구(폐기장)가 확인되었으며, 퇴적구(폐기장)는 길이 35m, 너비 20㎝, 깊이 2.5m 내외의 규모로 노벽(爐壁), 노내재(爐內滓), 유출재(流出滓) 등이 쌓여있는 상태로 확인되었다.

전상학 전주문화연구원 조사1부장은 "장수 대적골 유적의 고고학적인 가치를 고려하여 앞으로 유적의 성격 규명을 위한 체계적이고 지속적인 학술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장수=송민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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