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시리즈와 꿀벌
K-시리즈와 꿀벌
  • 고재찬
  • 승인 2020.05.25 14: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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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풍을 일으키던 코로나19가 조금 잠잠해지나 싶더니 이태원 클럽을 매개로 하여 4차 감염까지 발생하고 있어 다시 확산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낳고 있다.

 어려울 때일수록 기본에 충실하며 원칙에 입각하여 정도를 걷는 것이 삶의 지혜일 것이다.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하는 삶과 가능하다면 남에게 선한 영향력을 끼치며 배려와 이해가 이 시대 최고의 덕목이 아닐까 싶다.

 코로나 19를 겪으면서 우리나라가 이제는 모든 분야에서 세계를 리드하는 입장이 되었다는 생각이다. 우리나라의 신뢰도가 높아졌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우려스러운 부분도 있다.

 글로벌 커뮤니케이션 전문 기업 ‘에델만’에서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우리나라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67%로 지난 20년 동안 조사치중 가장 높은 수준으로 한국 정부에 대한 신뢰도가 이처럼 큰 폭으로 오른 것은 성공적으로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국민을 위하여 능동적인 몇 가지 정책을 추진한 결과라고 생각한다. K-방역으로 표현되고 있는 질병관리본부와 의료진의 선제적이고 헌신적인 수고와 국민 모두의 적극적인 참여도 높이 살만 하다는 생각과 함께 그동안 수고 많았다며 박수를 보내고 싶다.

 세계를 리드하는 우리나라! K팝은 BTS가 POP의 최고로 자리 잡은 지 이미 오래이고 기생충이 영화로 세계 속에 우뚝 섰는가 하면 K-스포츠는 류현진·손흥민·고진영으로 한국을 대표하고 요즈음은 한국의 야구와 골프가 세계 여러 나라에 중계되며 인기를 끌고 있다.

 K-food 도 빼놓을 수 없다. 코로나 사태 속에서도 김치와 라면의 수출이 31%가 증가하였고 모 식품에서 출시된 ‘불닭볶음면’은 누적 판매량이 자그마치 23억 개로 지난해 해외에서만 4억6000만 개가 판매되기도 하면서 K-food 놀이문화로까지 자리 잡았다고 하는 소식도 있다. 유튜브에서 ‘불닭 챌린지’ 영상의 영향으로 중국 동남아시아 등의 1020세대 사이에서 불닭 시리즈 먹기가 놀이문화로 확산되어 문화 콘텐츠로까지 자리 잡았다고 한다.

  K 문학을 보자. 지난해 일본에서 ‘82년생 김지영’ 이 큰 화제를 낳은 데 이어 올해에는 에세이집 ‘나는 나로 살기로 했다’가 23만부가 팔리며 일본 내 역대 한국 출판물 판매 최고 기록을 경신하였고 소설 ‘아몬드’가 지난달 아시아권 소설 최초 ‘2020 서점대상’ 번역소설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일본 출판시장에서 베스트셀러 반열에 오르고 있어 앞으로 더 기대가 크다. 일본에서 볼 때 한국 작가들은 작품에다 사회·역사성을 잘 녹여내고 있으며 빠르게 전개되는 콘텐츠 덕에 한국에 대한 좋은 이미지가 문학에 대한 관심으로까지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어 앞으로의 기대가 더 크다 하겠다.

 그런데 요즈음 어쩌면 기우일지 모르는 걱정도 있다. 다름 아닌 광범위한 코로나 방역으로 인하여 꿀벌이 폐사하는 일이 자주 발생하고 있어서이다. ‘꿀벌이 사라지면 인류도 4년 내 멸망한다.’는 아인슈타인의 예언이 있기도 하지만 평범한 곤충에 불과할 것 같은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 하버드대 사무엘 S 마이어 교수는 영국 의학저널 ‘란셋(The Lancet)’에 꿀벌이 사라진다면 한 해 142만 명의 사람들이 사망할 것이며 과일 채소 견과류 생산량이 20-30% 감소하게 될 것이라는 연구보고가 있다.

 문제는 이러한 경고가 현실이 될지도 모른다는 점이다. 2017년 유엔 발표에 따르면 현재 지구촌 야생벌 40%가 멸종위기에 처한 것으로 나타났고 유럽 등 세계 여러 지역에서도 해마다 꿀벌이 30~40%가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서도 토종 꿀벌이 심각한 멸종위기에 처한 상태라고 한다. 지구 온난화와 농약의 과다사용, 전자파 등으로 꿀벌이 살기 어려운 환경이 되어 이에 대한 대책도 필요하다는 생각이다.

 국립농업과학원에서 신품종 토종벌을 전국에 보급하고 질병 없는 토종벌을 키우고 고품질 꿀을 생산할 수 있도록 기반 조성에 힘을 쏟는다고 하니 다행이라는 생각이다.

  우리가 살아가면서 해야만 하는 조그마한 일이 나중에는 엄청난 결과를 초래하는 나비효과를 가져오기도 하는데 그 결과가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우리 후손에게 물려줄 지구에 좋은 영향을 미쳐서 지속가능한 상태가 유지되도록 하는 방안이 무엇일지를 생각해 볼 일이다. 바이러스 잡는다고 벌을 잡아서는 안 될 일, 5월의 푸르름 속에 우리나라의 국운이 융성하기를 기도하며 ‘인터벌 걷기’라도 해 봐야겠다.

 고재찬 / 군산대 산학협력단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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